[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지난해 복권판매액이 5조4000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복권과 관련한 불법행위도 폭증하고 있어 관계당국의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5조4152억원으로 사상 최고 판매액을 기록했고, 2021년 상반기에만 이미 3조원 가까이 팔려 최고 판매액 갱신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3년간 동행복권 사칭 피싱 사기와 복권정보를 도용해 운영하는 사설 불법도박 사이트 신고 건수는 6.5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
신고된 불법행위로는 복권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을 사칭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피해자에게 ‘가짜 동행복권’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 피해자들이 당첨금 지급이나 환불을 요구하면 고액의 ‘서버 복구비’나 ‘출금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동행복권 사칭 피싱 사기가 있다.
올해에도 ‘AI(인공지능)로 복권 당첨번호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며 가짜 복권 홈페이지에서 복권을 사도록 유도해 120억원대의 사기를 친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에게 속아 넘어간 피해자만 312명에 이르고, 피해금액을 피해자 수로 단순히 나누면 1인당 약 38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것이다. 피해자들은 초기에는 5~10만원의 수익금이 당첨돼 입금되는 것을 확인하고 더 큰 금액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
문제는, 복권 판매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관련 불법행위가 만연하는데도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모니터링하는 노력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최근 7년간 복권 홍보비⸳광고비로 매년 70억원 이상이 투입되었지만,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차원에서 복권 불법행위에 대한 예방이나 구제에 필요한 조직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에서 운영하는 ‘동행클린센터’를 통해 불법행위를 접수 중이지만 이를 운영하는 예산은 지난 7년간 연평균 1억원도 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동행클린센터 외에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경찰서에서 함께 복권 관련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연 2회 합동단속를 실시할 뿐 피해 규모에 대한 통계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적절한 피해 예방이나 구제에 대한 계획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고용진 의원은 “복권 판매액이 매해 신기록을 경주하면서 복권 사칭 사기와 불법행위도 크게 증가한 만큼 복권위원회 차원에서 피해예방이나 피해구제에 더 큰 노력을 기해야 한다”며 “수탁사업자에게 복권 관련 불법행위 모니터링을 맡기고 손놓고 있기 보다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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