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새벽 운동’ 피해주세요…쌀쌀한 아침에 혈관 더 좁아져

어르신들 ‘새벽 운동’ 피해주세요…쌀쌀한 아침에 혈관 더 좁아져

혈압 높아지고 약효 떨어지는 시간대, 아시아인 ‘변이형 협심증’ 빈도 높아

기사승인 2021-10-19 06:45:01
쿠키뉴스DB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손발이 시릴 정도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심뇌혈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적절한 유산소 운동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야외에서 활동하는 것은 오히려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고령이고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이라면 운동 시간대를 늦추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은 심근경색, 심장정지 등 심장질환,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선행질환인 고혈압 및 당뇨병 등을 포함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2019년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사망원인 2위, 뇌혈관질환은 4위이기 때문에 계절과 상관없이 주의해야 하지만 일교차가 심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액 응집력이 높아져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혈전이 발생하기 쉬운데,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도 높아지기 때문에 노년층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있는 만성질환자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 아침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박해관 은평성모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 환자 10명 중 9명은 50대 이상”이라며 “만성질환자와 노년층은 더욱 주의해야 하고 생활습관의 영향도 많이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호 순천향대서울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보통 환절기와 겨울철에 나빠지는데 실제로 사망률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 2월에 가장 높다”면서 “혈압이라는 게 원래 시시각각 달라지지만 새벽, 아침에 가장 높다. 또 전날 복용한 혈압약의 효과도 떨어지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다면 아침 야외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우리나라나 일본 등 아시아인에게서 새벽 또는 이른 아침에 혈관이 좁아지는 ‘변이형 협심증’이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환절기‧겨울철 야외 운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인은 새벽‧아침에 혈관이 좁아지는 변이형 협심증이 잘 나타난다. 흔하게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발생 빈도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며 “가급적이면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질병관리청이나 심뇌혈관학회에서는 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꼭 야외에서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실내 자전거나 에어로빅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야외 운동을 하겠다면 날씨를 보면서 추운 시간대를 피하고 옷을 겹겹이 껴입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나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나가는 것도 도움 된다”며 “식후에는 혈압이 조금 떨어지기 때문에 식후 1~2시간 후 나가는 것도 추천한다”고 부연했다. 

만약 가슴통증, 팔다리 마비, 안면 마비, 언어 장애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생할 경우에는 가급적 빨리 병원에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민간요법을 시행하거나 임의로 집에 있는 약물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 교수는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뇌세포는 손상된다. 손상된 뇌세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면서 “뇌졸중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원을 찾아야 하는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가 저리고 마비 증상이 나타나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걷거나 앉아 있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또 심뇌혈관질환은 생활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를 위한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은 동맥경화 예방, 절주는 고혈압, 심부정맥, 뇌혈관 수축 예방에 도움이 된다. 

1주일 3회 이상의 가벼운 운동은 혈압과 혈당 관리에, 체중관리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위험인자 관리에 도움 된다. 

식단관리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겨울이 되면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 그런 음식에는 소금기가 많이 있다. 염분으로 인해 혈압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식습관”이라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