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가공‧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이용자들의 정신건강을 해쳤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로 비판에 직면한 페이스북이 이번 회사 이름 변경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이 공개된 날 국내에서는 페이스북이 당사자 동의없이 제3자에게 회원정보를 제공한 것과 관련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분쟁조정 결정이 내려졌다.
◇페이스북→메타로 사명 변경…저커버그 “사람 연결에 중점”
지난 2004년 하버드대학 재학시절 기숙사에서 페이스북을 창업했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번 사명 변경에 대해 “메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연결하는데 중점을 둔 회사”라며 “다른 기술 기업들이 기술의 활용에 주력한다면, 메타는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한 기반기술 개발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28일 개발자 커뮤니티와 함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의 미래와 비전을 공유하는 연례 콘퍼런스 ‘커넥트(Connect) 2021’에서 새로운 회사 이름과 로고를 공개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사명 ‘메타(Meta)’는 모든 사람들이 3D 세상에서 함께 즐기는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함께 공개된 새 로고는 수학기호에서 무한대를 의미하는 ‘∞’ 모양이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직접 기조 연자로 나서 페이스북의 사명 ‘메타’를 공개하고, 메타버스를 향한 회사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메타버스가 세상을 연결하는데 발휘할 강력한 영향력을 확신하며, 새로운 로드맵을 통해 앞으로 메타버스를 일상화해 사람들이 친구 및 가족과 소통하고, 각자가 원하는 커뮤니티를 만나고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커버그는 “메타버스가 멀리 떨어진 사람과 실제로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차세대 소셜 테크놀로지 회사로서의 미래를 펼쳐나갈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증강현실 다양한 기술 개발…개발자 생태계도 조성
이날 저커버그는 가상현실 세계와 관련한 기기와 기술 등 메타의 향후 다양한 사업분야와 기술을 소개했다. 이날 차세대 VR기기 프로젝트 캠브리아, 소셜 VR 공간 ‘호라이즌 홈’이 공개됐다.
발표에 따르면 메타는 오큘러스 퀘스트를 중심으로 하는 가상현실(VR) 분야와 관련 게임에 집중됐던 VR 기술을 업무, 사회 교류, 피티니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한다. 특히 이날 메타의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VR 기기 ‘프로젝트 캠브리아(Project Cambria)’가 공개됐다. 저커버그는 뛰어난 광학, 시각 기술 등을 바탕으로 진정한 메타버스 시대를 앞당기는데 공헌할 기기라고 자신했다.
호라이즌 홈(Horizon Home)은 VR환경에서 친구들과 영상이나 게임, 앱 등을 함께 즐기는 소셜VR 공간이다. 특히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가상 업무공간 역할도 담당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슬랙이나 드롭박스처럼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업무관련 앱을 호라이즌 홈에서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워크룸(Horizon Workrooms) 역시 각자의 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된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메타는 개발자들이 새로운 툴과 기능을 이용해 앱을 개발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창구를 넓히는 등 VR‧AR 생태계를 구축한다느 방침이다.
메타는 광범위한 기계인지학습과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개발자가 혼합현실 경험을 더욱 손쉽게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버전업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
특히 회사 측은 모든 개발자가 퀘스트를 위한 프로그레시브 웹 앱(PWA)을 개발하고, 테스팅할 수 있는 새로운 툴을 출시하고 1억5000만 달러가 투자되는 리얼리티 랩 교육 프로그램에 AR 관련 커리큘럼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개발 중인 AR 글라스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핵심 기술도 공개됐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플랫폼인 스파크 AR(Spark AR)의 주요 업데이트도 소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60만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스파크AR을 통해 250만이 넘는 AR필터를 출시했다. 또 매월 7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메신저 등을 통해 AR 효과를 사용하는 성과를 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35억8000명이 넘는 월 활동사용자(Monthly Active People)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메타버스 시대를 향한 비전을 알렸다”며 “오큘러스 퀘스트를 중심으로 VR/AR 분야의 기술혁신을 이끄는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가 그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 소식을 전하면서 주요 외신들은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회사 내부고발자 이슈와 시장 독점과 관련 규제당국과의 소송, 알고리즘 결정에 대한 비판과 서비스 남용 등 규제 당국과의 싸움 중에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로아티통신은 “이름 변경은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회사가 시장 지배력, 알고리즘 결정, 서비스 남용 에 대한 단속에 대해 연방의회와 규제 당국과의 비판과 싸우면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로이터통신은 페이스북의 명성은 지난 몇 년간 추락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용자 데이터 처리 문제, 건강에 대한 잘못된 정보, 폭력적인 게시물 관리 등의 논란이 있었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반경쟁적 관행과 관련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개인정보분쟁조정위, 페이스북 손해배상 결정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는 29일 동의없이 회원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페이스북이 분쟁조정 신청인 181명에게 각 30만원을 지급하고 제3자 제고 내역을 공개하는 내용의 분쟁조정안을 제시했다.
분쟁조정위에 따르면 조정안에는 △신청인들에게 각 3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 △신청인들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의 신상과 제공된 개인정보 유형 및 내역을 신청인들에게 열람하게 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분쟁조정위는 신청인들의 증빙자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지난해 11월25일 의결한 결정례, 올해 8월25일 의결한 결정례를 토대로 이러한 내용으로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25일 개인정보위 결정은 ‘6년간 당사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 등에 대한 제재처분이었고, 올해 8월 결정례는 ‘개인정보 처리주체 변경 미고지’ 등에 대한 제재처분이다.
분쟁조정위는 페이스북이 1만개 이상의 제3자 앱 개발자가 대한민국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알리거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신청인들의 개인정보 열람 청구 등에 대해 거부하는 등 페이스북이 신청인들의 개인정보를 동의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았음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분쟁조정위는 신청인들의 개인정보가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되었다는 점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이 존재한다면서, 이날 의결된 조정안을 즉시 양 당사자에게 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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