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가계부채를 막기 위해 고강도의 대출규제가 도입됐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많은 금융사들이 잇달아 대출문턱을 올리면서 서민들의 대출창구가 막혔다. 하지만 미리 알고 발빠르게 준비하면 여전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여전한 대출한파…은행 민원 절반은 ‘대출 불만’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들의 대출창구가 막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아파트 잔금대출 한도를 분양가 이내로 제한하거나 심사를 강화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현재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잔금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대출 증가세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잔금대출 심사를 강화해 딱 필요한 만큼만 돈을 내주는 식으로 대출문턱을 올리는 것.
대출문턱이 올라가는 만큼 은행을 대상으로 한 민원들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3분기 소비자 민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62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573건) 대비 8.55% 증가한 수치다.
증가한 은행민원들의 대부분은 대출이 되지 않아서 생겨난 불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유형별로 볼 때 전체 622건 중 여신(대출) 분야가 268건으로 전체 민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과거 대출 관련 민원 건수는 매 분기 100건대 후반~200건대 초반에 그쳐 왔는데,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대출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민원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된다는 것.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연말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솟아날 구멍은 있다…비좁은 대출문턱, 뚫는 방법은?
이처럼 대출창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지만, 대출을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먼저 신용대출을 신청한다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은 은행 영업점을 직접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신용대출은 정해진 CSS(신용평가시스템)에 따라 대출이 진행되는 만큼 모바일로 직접 입력하는 것과 은행원이 입력하는 결과가 같다는 것이다.
반면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은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정보를 입력해도 영업점 직원이 은행 전산 시스템에 다시 입력해야 한다. 따라서 부동산대출을 고민하고 있다면 시중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해야 대출 가능 여부를 더 빠르게 알 수 있다.
또한 대출신청은 매달 1일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전년 말 대비 6%대)를 달성하기 위해 연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한도를 월별·지점별로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매달 목표치가 초기화되는 1일에 창구를 방문해 대출문의를 할 경우 여력이 있는 영업점들은 신규대출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주거래은행 대출을 우선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유리하지만,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을 찾아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율이 6%대에 육박해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3.16%), 우리은행(4.24%)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
BNK부산은행이나 JB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을 찾아가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60% 이상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처럼 가계대출 증가 상한인 연 6%가 획일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을 금융당국이 유심히 보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대출 문턱은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금융소비자들이라면 내년 초에 영업점을 찾아가 상담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