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찬 바람 부니 배당주 투자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겠죠. 그런데 올해 연말 배당에서는 '짠내'가 날 전망입니다. 올해 배당 규모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아쉬운 투자자들이 많겠습니다. 이번 만은 아니죠. 국내 시장에서 배당으로 수익을 내보려고 하다보면 아쉬울 때가 많으실겁니다. 배당을 주는 문화가 보편적인 미국에 비해 배당 시행 횟수도 적고, 금액도 '짠맛'입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말들을 보면 국내 기업들의 사내 곳간에 쌓인 돈이 1000조라고 하죠. 이쯤 되면 아쉬운 배당금을 받을 때마다 의문이 생깁니다. 왜 돈을 쌓아두고 있다는데 국내 주주 배당은 적은 걸까요?
기업이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 돈은 사내유보금(이익잉여금)이라고 합니다. 기업 매출에서 나가야할 비용을 모두 제하고 남은 이익금을 말합니다. 배당도 이 이익금에서 떼어서 내죠. 남은 돈은 사내유보금이 되는 셈입니다. 배당을 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사내유보금이 더 맣이 쌓일수 있겠죠. 가끔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표현이 흔히 쓰여서 '사내유보금=현금'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내유보금은 주식이나 공장이나 토지 같은 부동산을 포함해 여러 비현금성 자산이 있어 형태가 다양합니다.
그럼 쓸 비용 다 내고 남은 이 돈으로는 보통 뭘 하는 걸까요. 사용 가능성은 여러가지입니다. 기존에 하고 있던 사업이나, 새로운 분야의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설비를 늘리거나, 공장 및 건물 등을 매입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꼭 새로운 투자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위험 대비의 성격도 있습니다. 코로나19처럼 시장에 영향을 줄 사태가 터지거나, 사업상 중대한 위기를 맞이했을 때 이 사내유보금을 쓸 수 있죠. 특히 경기 싸이클을 많이 타는 종목의 경우 많이 쌓아놔야 매출이 줄고 손실이 발생하면 유보금을 활용해서 대응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들이 국내 기업의 배당 성향이 낮은 부분에 대해 썩 적절한 변명이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주주들은 여전히 서운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시장도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하고, 기업들의 유보금이 1000조원대라는데 말이죠. 문제는 한국 기업 경영에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있어 전문 경영인을 따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경영 효율성을 위해 사내유보금을 쓰는 경우가 많죠. 반면 국내 기업들은 대체로 총수가 경영에 크게 영향을 미치죠. 총수가 사내유보금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총수 입장에서는 소액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더 많이 나눠줄 유인이 없죠.
국내증시가 더 발전하려면 이 낮은 배당성향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주주환원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안정된 배당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거죠.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 문제이니, 기업들의 개선 의지가 중요하겠습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