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를 이야기하는 우리의 방식은 이랬다. 지구 반대편, 종이 다른 생명의 위기를 주로 다뤘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사람을 위해, 빙하가 필요한 북극곰을 위해 기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이다.
환경문제는 더 이상 먼 얘기가 아니다. 과학자들은 현대에 들어 나타난 인수공통감염병의 주된 원인으로 생태계 파괴, 기후변화, 공장식 축산, 동물 밀거래를 꼽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도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로 인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환경은 생존의 문제다. 포스트 코로나는 있지만, 포스트 기후변화는 없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2020년생 아동은 1960년생보다 평생 심한 폭염을 6배, 가뭄 2.6배, 홍수 2.8배, 산불은 2배 많이 겪는다. 기상청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경우 60년 뒤 한국은 1년의 절반가량이 여름이 된다고 밝혔다.
환경에 관심 갖는 청소년도 늘었다. ‘청소년기후행동’ 등 단체를 만들어 기후 위기에 맞서고 있다. 이들은 환경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같이 국회 앞에서 정책제안도 한다.
자연히 환경교육에 대한 수요도 많다. 지난 2020년 기준 ‘환경’ 교과목을 선택한 학교는 전국 731개교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전국 중고등학교의 13%가 환경 과목을 선택했다. 지난달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학생, 학부모, 교원 모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원했다.
학생들은 창의적 체험학습, 환경 축제 등 다양한 방식의 학교환경교육을 희망했다. 학부모의 90% 이상이 학교환경교육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원 98% 이상은 학교, 지역사회와 연계한 환경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정작 환경에 대해 가르칠 교사는 부족하다. 올해 환경교사 임용예정인원은 0명이다. 지난해 기준 환경교사는 35명에 불과하다. 한국에는 총 4개의 사범대학에 환경교육과가 있다. 그동안 2000명의 환경교육 전문가를 배출했다.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이재영 교수는 “환경교육이 상식 수준의 이야기를 가르친다고 생각하니까 전임 환경교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학교 환경교육과 학생 강연우씨 역시 “많은 사람에게 환경교육을 물으면 쓰레기 분리배출 잘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도의 실천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환경교육은 자연 생태계뿐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 지속가능한 발전을 내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실천 수준의 교육이 아닌 통합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자신과 가까운 환경문제와 연관 지어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유민 객원기자 dldbals01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