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옹호 발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신지예 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20대 대통령선거가 아수라장으로 흘러가고 있어 유감”이라며 “사적 대화였다고 치부하며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피해자가 사과를 요구함에도 2차 가해가 아니라며 이대로 가만히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2차가해”라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스트레이트는 김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가 지난해 7~12월 통화한 7시간가량의 대화 내용 일부를 김씨의 육성과 함께 보도했다. 녹취록에는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라.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야권에선 ‘사적 대화’라는 옹호가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적인 자리에서 나눈 그런 얘기”라고 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사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 가지고 2차 가해란 표현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감쌌다. 

신 전 수석부위원장은 “공직 후보자 선거기간 동안 후보자 부인과 기자가 나눈 대화”라며 “대통령 후보자의 아내마저 여성 혐오로 피해를 받는 이 마당에 가해자 안희정을 불쌍히 여기는 일이 정당한 것일까”라고 일침을 가했다. 

신 전 수석부위원장은 같은 날 방송된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녹취록을 통해서 부적절한 발언이 방송됐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발언 같은 경우에 사과해야 한다”며 “‘그때는 내가 발언에 실수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도의 인식은 밝혀주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촉구했다. 

한편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씨도 김씨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당신들이 생각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된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