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연일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승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긴축 정책과 금리인상 속에 외국인 수급 개선이 요원해서다. 물가상승 압력과 긴축 우려가 잦아들 때까지 위험자산 투자에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40p(0.72%) 오른 2862.68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이 1447억원, 기관이 1060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746억원을 팔았다. 장 초반에는 보합권에서 출발해 장중 2830선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오후들어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자금을 빼기 시작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기관은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1조1798억원, 외국인은 3248억원을 팔아치웠다.
증시 부진의 주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펼치는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있다.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약세 압력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이같은 상황 속에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한 점도 부담을 더했다. 지난 1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25bp 인상했다. 이후 추가 입장을 내고 연내 1.5%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통상 연초 시장 참여자들은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높고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해 지수가 상승하는 ‘1월 효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비관적이다. 당분간 상승 동력을 얻기 쉽지 않아 주가 횡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외국인 수급이 마를 것으로 전망돼 기대감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연준이 오는 3월에 테이퍼링을 종료하고, 바로 이어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로 가지고 올 수 있는 자금 여유가 없다. 당분간은 순매수 보다는 순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도 “연초 이후 한 달도 안 되는 기간동안 연방금리 인상은 4차례 혹은 그 이상을 걱정하고 있고, 연준자산 축소 전망도 3분기 내외로 당겨졌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 물가전망이 우려 수준이라, 정책 무게를 높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