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 모두의 마음을 꽉 잡다 [올림Pick]

곽윤기, 모두의 마음을 꽉 잡다 [올림Pick]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투혼의 레이스
맏형과 분위기메이커 역할 모두 소화

기사승인 2022-02-17 00:05:02
결승선을 통과한 곽윤기.   연합뉴스

비록 원하던 금메달은 아니였지만, 곽윤기는 마지막 레이스에서 최고의 질주를 선보였다.

곽윤기,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김동욱 등으로 구성된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이 해당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10년 밴쿠버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이 경기는 곽윤기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관심이 모였다. 곽윤기는 결승전 전날인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 윤기’에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평창 때도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 올림픽이다. 이제 스케이트 인생에 마침표를 찍게 될 텐데 유종의 미를 잘 거두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승에서는 2번 주자로 나서 후배들을 이끌며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비록 18바퀴를 남기고 곽윤기가 이준서에게 밀어주는 과정에서 선두에서 2위로 내려오기는 했지만 이후 레이스는 안정적이었다. 결승전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캐나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마지막 레이스에 모두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찬사를 보냈다.

곽윤기는 이번 은메달로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거머쥐었다. 막내로 참가한 2010 밴쿠버 대회에서 남자 계주 은메달을 획득한 후 2014 소치 대회를 앞두고 발목 부상의 여파로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홈에서 열린 2018 평창 대회에서는 계주 멤버로만 출전했는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에서 그는 이번에도 계주 멤버로만 출전했는데 대표팀의 맏형으로 팀을 이끌었다. 지난 11일 열린 준결승에서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2위 자리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폭발적인 레이스를 앞세워 극적으로 1위로 골인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의 엄청난 스퍼트에 모두가 놀랐다.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에서 중국이 ‘노 터치’에도 페널티를 받지 않자 “중국이 아니었다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작심 비판을 하며 우리 선수단을 변호하기도 했다.

분위기메이커도 자처한 그다. 33세의 나이로 막내인 이준서와 10살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거리낌 없이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적극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며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감초 역할도 했다. 

끝까지 그는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경기 직후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 곽윤기는 혼자 단상에 올라 약 6초간 BTS의 ‘다이너마이트’ 후렴구 안무를 췄다. 나머지 선수들은 곽윤기의 춤을 뒤에서 지켜보며 환하게 웃었다. TV를 시청하던 모든 이들도 “역시 곽윤기”라며 웃음을 지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시상식에서 ‘아브라카다브라’ 춤을 추며 ‘깝윤기’라는 별칭을 얻었던 그였다.

곽윤기는 경기가 끝난 뒤 “금메달이라는 선물을 꼭 드리고 싶었는데 기대만큼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크다”라며 “중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달려준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5000만 국민들과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었다. 끝까지 함께 뛰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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