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마지막날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최민정이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곽윤기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김동욱 등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이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쇼트트랙 선수단이 역대 한국 선수단 중 가장 최약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에이스로 활약해 온 선수들이 대표팀을 떠났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지난 2019년 동성 후배 선수의 바지를 내려 성희롱 혐의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린샤오쥔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지자 중국으로 귀화했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심석희가 대표팀 동료들에 대한 욕설과 비하 파문으로 태극 마크를 달지 못했다. 심석희는 평창 대회 1000m 결승 당시 심석희가 최민정을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여기에 국가대표 선발전 3위 김지유도 부상을 당해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대회에서도 불운이 뒤따랐다. 첫 종목이었던 혼성계주에선 넘어지는 실수가 나왔고 남자 1000m에서는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와 금메달 획득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500m에서는 황대헌과 최민정이 레이스 중반 넘어지면서 아쉽게 메달 획득의 기회를 놓쳤다.
다소 가라 앉은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는 황대헌이 바꿨다. 황대헌은 지난 9일 1500m에서 금메달을 쏘며 신호탄을 쐈다. 이후 11일에는 최민정이 10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고, 13일에는 여자 계주 3000m에서 은메달 한 개를 더했다.
16일에 추가한 메달들로 한국은 이번 대회 출전국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최약체라는 오명을 떨쳐내고 기분 좋게 대회를 마감했다.
다만 과제도 남았다.
내부 파벌 다툼, 코치의 폭언·폭력에다 여성 선수에 대한 성폭력 사건, 선수간 갈등까지 터져나왔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훈련에만 매진할 여건이 아니었다. 내실부터 확실하게 다져야 한다.
지도자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감독 공개 채용에 나섰지만, 적절한 인물을 찾지 못하면서 전담 코치 체제로 이번 대회를 치렀다. 감독 없이 올림픽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