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청년들에게 청년희망적금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코로나19 이전부터 불어왔던 ‘재테크 열풍’이 그 근간에 있다고 분석된다. 2030세대들은 현재 4050세대들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산 투자에 몰입 중이기 때문.
‘빚투’라는 말도 청년세대들로부터 촉발됐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1년6개월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은 평균 14.8% 증가했다. 이 중 20대는 35.2%, 30대는 23.7% 늘었다. 청년 세대들의 대출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올해도 한국의 청년들은 ‘재테크’에 몰두하고 있다. 한-아세안센터에서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9개국 청년들의 상호 인식을 조사했다. 아세안 청년들은 관심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취업·창업 및 진로(67.2%) ▲학업과 교육(41.8%) ▲건강·운동(31.0%)로 대답했다. 반면 한국 청년은 ▲돈·재테크(58.2%) ▲취업·창업 및 진로(41.3%) ▲건강·운동(38.2%) 등의 순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청년 절반 이상이 ‘재테크’에 최고 관심사를 쏟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22년 현재 목돈이 없는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은 마땅치 않다. 당장 위험성이 높더라도 수익률이 높은 주식과 가상화폐(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지만 올해 금융시장은 끝모를 금리 상승이 예정된 만큼 투자 위험도가 더욱 높아졌다.
가장 안전하고 전통적인 예·적금은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이다 보니 청년세대들 뿐 아니라 기성세대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는 형국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 수준을 유지하던 적금 금리는 2015년 저금리 기조 확산으로 2%대로 내려갔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는 적금 금리가 무려 ‘1.66%’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지금은 어느정도 수신금리가 올랐다고 하지만 세금을 제하고 나면 실질금리는 3%대 이하에 머무는 수준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모여 청년희망적금 열풍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소외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소득 발생 여부와 3600만원 기준선, 34세라는 애매한 나이제한이 합쳐지다 보니 가입자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청년세대들이 가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일례를 들어보자. 청년희망적금의 가입상한인 연소득 최대 기준에 해당하는 3600만원을 4대 보험 근로소득세 등을 제한다면 실제 근로자가 손에 쥐는 돈은 월 264만9000원으로 나타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임금근로자 평균임금은 273만4000원이다. 평균 급여를 받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현재 청년희망적금의 열풍을 정치권에서 캐치하고 여야 대권 후보들이 앞다퉈 ‘목돈 만들기’ 공약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공약이 현실성이 있는지를 제쳐두더라도, 해당 상품이 출시됐을 때 ‘소외자’들이 이번처럼 발생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