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간 단일화의 여파로 인해 국민의당 홈페이지에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단일화를 전격 발표했다. 안 후보는 앞서 거듭 완주 의사를 밝혀왔고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마지막 TV 토론에서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던 만큼 지지자와 당원들이 받는 충격은 컸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들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대선 뒤 즉시 합당도 추진하기로 했다.
단일화 소식이 들리자 안 후보의 유튜브 채널엔 오후 6시45분 기준 1만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지지자들은 열렬히 지지하고 끝까지 완주하길 바랐는데 허무하다는 심정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지지했던 만큼 지지를 철수하겠다 또다른 희망이 있을까 했는데 정치란 게 역시나다”라고 비판했고, 다른 누리꾼은 “지금까지 믿어주신 분들을 배신하는 행위다. 한번이라도 분위기를 알려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차원의 논평은 오후 늦게서야 나왔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5시 윤영희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의 명의의 논평을 통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 안철수의 결단은 승리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오후까지 수백 건의 글이 올라왔다. “탈당하는 법을 알려달라”는 비판의 글과 함께 “탁월한 선택”이라는 응원의 글 등이 계속됐다. 폭주하는 글과 댓글로 한때 게시판은 먹통이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재외국민 투표가 끝난 뒤 대선후보직 사퇴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해달라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재외투표자 중에는 버스나 기차는 기본이고 몇백만원을 들여 비행기까지 타고 투표장에 가는 분도 많다”며 “투표가 민주주의에 얼마나 큰 가치인지 아니까 먼 걸음을 감수하고 나서는 것이다. 그런데 유권자들의 이런 진심을 두 후보는 무참히 짓밟았다. 투표를 끝낸 뒤 후보사퇴로 인한 무효표 처리는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대한민국 선거판에 대한 우롱”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3~28일 투표를 마친 재외국민 중 안 후보를 선택한 표는 안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사표가 됐다. 투표 당일 사용할 투표용지도 이미 인쇄된 상황이라 사전투표일이나 본 투표일에 안 후보에게 투표하면 사표가 된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