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힙합 가수 카녜이 웨스트가 그래미 어워즈에 출연할 수 없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웨스트가 SNS에서 이혼한 배우자의 남자친구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등 돌발 발언을 이어가서다.
미국 온라인 연예매체 ‘블라스트’는 18일(현지 시간) 낸 기사에서 “카녜이 웨스트가 소위 ‘온라인 행동’ 때문에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쫓겨났다”며 “측근에 따르면 웨스트는 이날 저녁 그래미 어워즈 퍼포먼스 명단에서 자신이 제외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래미 어워즈 내부 관계자는 주최 측이 “안타깝게도”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웨스트가 온라인에서 벌인 행동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웨스트는 최근 SNS에서 전 배우자이자 배우인 킴 카다시안과 카다시안의 남자친구인 코미디언 피트 데이비슨, 카다시안을 공개 지지한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 등을 싸잡아 비방해 입길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인종 차별적 발언까지 꺼내 SNS 계정을 정지당하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즈 측도 이런 논란을 의식해 그를 출연자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스트는 웨스트 측근과 그를 옹호하는 동료 뮤지션의 발언을 인용해 ‘그래미 어워즈가 힙합 문화를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블라스트에 따르면 웨스트와 최근 협업한 래퍼 ‘더 게임’은 “흑인 연예인·운동선수·프로듀서·작가·감독 등은 언제쯤 인정받을 것인가”라며 그래미 어워즈를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웨스트 쪽도 이번 사건을 “그래미 어워즈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덜 중요해졌다는 증거”라고 표현했다.
반면 그래미 어워즈의 결정이 타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웨스트가 생방송(그래미 어워즈)에서 공연하는 게 위험한 이유는 여러 가지”라면서 “그는 이 무대를 이용해 데이비슨을 향한 온라인 괴롭힘을 이어갈 수 있다. 자녀 양육권 문제를 두고 대중에게 호소할 수도 있다.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마릴린 맨슨과 호모포비아인 다베이비를 공개 지지할 수도 있다. 노예제에 관해 더 잘못된 발언(카녜이 웨스트는 과거 ‘흑인들이 노예제를 선택한 것 아니냐’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을 할 수도 있다”고 썼다.
‘그래미 어워즈가 힙합을 무시했다’는 일부 주장에는 “주최 측은 ‘힙합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며 ‘올해의 음반’ 후보를 8개에서 10개로 늘렸다. 그리고 이런 결정으로 수혜를 본 음반이 웨스트의 ‘돈다’(Donda)”라고 맞섰다. 실제 웨스트는 ‘올해의 음반’을 포함해 5개 부문 수상 후보로 올랐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는 오는 4월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다. TV 채널 CBS가 시상식을 생중계한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 후보로 올랐고 공연도 할 계획이라 한국에서도 관심이 높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