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직접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양측의 회동 조율이 난항에 빠진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직접 결단을 촉구하며 회동이 전격 성사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4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답답해서 한 말씀 더 드린다.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서 인사하고 덕담을 하고, 혹시 참고가 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고 했다.
이어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당초 16일 회동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인사권 등을 놓고 충돌하며 회동 4시간 직전에 취소됐다. 이후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부터 한국은행 총재지명까지 사사건건 충돌하며 두 사람간 회동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거듭 제안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윤 당선인을 향해 “무슨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며 빠른 시일 내 허심탄회한 자리를 갖자고 제안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의 인사 조치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회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 프레스다방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권 갈등’과 관련한 질문에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다년간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조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인사 문제가 조율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과 회동이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회동 문제는 또 차원이 다른 문제 아니겠는가”라고 여지를 뒀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