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25일 오전 강남 교보타워사거리에서 배달노동자 고(故) 조병철(62)씨를 위한 노제를 진행했다. 노제에는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오토바이에 탄 배달노동자 100여명이 이날 운구차를 따라 사거리를 행진했다.
노조는 “건설현장, 지하철, 발전소에서 사람이 죽으면 산재로 생각한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도 구조적 문제라고 인식한다”면서 “도로에서 일하는 배달노동자의 사고사는 유독 산업재해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배달플랫폼 업체의 책임도 강조됐다. 지난해 8월에도 같은 배달플랫폼 업체에 소속된 배달노동자가 강남 선릉역 인근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노조는 “우리는 이번 사고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구조적 죽음으로 인식한다”면서 “배달플랫폼은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상해보험 가입 의무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고 조씨는 대선이 있던 지난 9일 저녁 교보타워사거리 인근에서 배달 업무를 하던 중 신호 위반 택시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0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고 조씨는 배달플랫폼지부 남부분회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노조 활동에 열성적이었다. 선릉역 배달노동자 추모 행사 당시 밤을 새워 자리를 지켰다. 노조 관계자는 “고인은 ‘노동자에게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늘 해왔다”며 “항상 노조 홍보물을 갖고 다니면서 다른 배달노동자에게 나눠줬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도 “늘 열심히 노조 활동을 하셨다. 주변 사람도 살뜰히 챙기셨다”며 “사고 소식에 모두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오는 31일까지 고인의 추모기간으로 설정, 조합원이 추모리본을 달고 일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5월2일에는 안전배달제를 위한 대규모 행진도 계획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