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강요·재택불허·채용취소…코로나 확진, 회사에 알렸더니

연차강요·재택불허·채용취소…코로나 확진, 회사에 알렸더니

기사승인 2022-03-27 18:03:19
직장 내 괴롭힘. 쿠키뉴스 DB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으로 직장에서 연차강요, 무급휴가, 채용취소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27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487건의 이메일 제보 중 코로나19 관련 제보는 19건이었다. 무급휴가와 연차휴가 강요로 임금을 삭감당한 사례가 11건이다. 해고와 권고사직은 2건이었다. 코로나19 관련 카카오톡 제보는 110건에 달했다. 

한 직장인은 “가족이 양성판정을 받아 회사에 보고했다. 보건소 줄이 길어 다음날 신속항원검사를 했고 두 줄이 나와 PCR 검사 후 자택에서 대기했다”며 “PCR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와 출근했는데 3일간 출근하지 못한 것을 모두 결근으로 처리했다”고 토로했다. 병원에서 근무한다는 또 다른 직장인은 “확진자 접촉으로 격리·검사를 받으러 간 경우와 가족 감염으로 인한 격리 모두 연차를 사용하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 확진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잃기도 한다. 입사를 앞두고 확진 판정을 받아 회사에 알렸더니 채용이 취소된 것 같다는 제보도 있었다. 백신휴가를 따로 주지 않고 개인 연차 사용을 강요해 문제를 제기한 직장인에게 권고사직 압박하는 사례도 언급됐다. 

완치 후 직장에 돌아오더라도 괴롭힘은 이어졌다.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코로나19로 쉬었다는 이유로 매일 야근과 주말 출근을 강요했다”며 “몸이 아파 출근을 못 했더니 괴롭힘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한 공무원은 “코로나19에 걸린 직원들이 복귀한 후 일주일 동안 책상에서 혼자 밥을 먹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벌을 주라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은 재택근무를 허락하지 않거나 열이 있는데도 출근을 강요한다는 제보도 있었다.

김하나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현행 근로기준법은 유급병가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유급병가 제도를 두고 있지 않은 사업장의 노동자는 아파도 참고 일을 하거나 병가를 신청할 때 무급을 각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두드러졌다”며 “근로기준법을 근본적으로 개정하고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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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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