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린 윌 스미스·크리스 록…아카데미 후폭풍

희비 갈린 윌 스미스·크리스 록…아카데미 후폭풍

기사승인 2022-03-30 14:59:12
배우 윌 스미스. AP 연합뉴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시상자를 때려 논란이 된 배우 윌 스미스가 현지에서 거세게 비판받고 있다. 공개 사과문을 낸 뒤에도 여론은 냉담하다. 아카데미 측은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윌 스미스가 받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아카데미 측이 회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뺨을 맞은 코미디언 크리스 록 공연은 갑자기 관심 받고 있다.

윌 스미스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 계속

2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배우 짐 캐리는 CBS 모닝 뉴스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관련 질문을 받고 윌 스미스는 체포됐어야 했다고 답했다. 캐리는 “내가 록이었다면 시상식 다음날 윌 스미스를 고소하겠다고 발표하고 2억 달러(약2424억 원) 소송을 냈을 것”이라며 “무대에 올라 다른 사람의 뺨을 때릴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고 말했다.

윌 스미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킹 리차드’의 실존 주인공인 리처드 윌리엄스도 폭행을 꾸짖었다. NBC 방송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대변인 역할을 하는 아들 처보이타 르세인을 통해 “정당방위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미디 업계에선 특히 반발이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강도로 풍자했다가 한때 일자리를 잃었던 코미디언 캐시 그리핀은 “이제 우리는 코미디 클럽에서 누가 제2의 윌 스미스가 될지를 걱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기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은 “윌 스미스에게는 코미디언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는 게 확실하다”고 비꼬았다.

제이다 탈모증 알았나 몰랐나…관심은 록의 입으로

관심은 록의 입으로도 쏠렸다. 다음달 2일 시작되는 록의 공연 ‘에고 데스’(EGO DEATH) 판매량이 이를 입증한다. CBS는 이 공연 티켓 판매량이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판매량이 늘자 가격도 올랐다. 티켓 거래사이트 틱픽 관계자는 “지난 18일 최저 46달러(약 5만원)였던 티켓 가격이 28일에 411달러(약 49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크리스 록(왼쪽)이 시상 도중 윌 스미스에게 뺨을 맞았다. AP 연합뉴스

록은 지난 27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시상하던 중 윌 스미스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에게 “영화 ‘지. 아이. 제인2’에 출연하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가 뺨을 맞았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탈모증 때문에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는데, 이 모습을 영화 ‘지. 아이. 제인’ 속 삭발한 여성 주인공에게 빗댄 것이다. 록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건강 상태를 알고도 이런 농담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록이 제이다 핀켓 스미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우 샤론 스톤은 SNS에서 “나는 크리스 록도 제이다에게 사과하는 것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인기 힙합 가수 니키 미나즈도 “윌 스미스는 힘들어하는 아내를 가장 가까이 본 사람”이라며 “윌 스미스에게는 선을 넘은 장난이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타요 베로 칼럼니스트는 “탈모증은 흑인 여성들이 특히 자주 앓는 질병이다. 록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상태를 알았든 몰랐든, 흑인 여성의 머리카락을 둘러싼 담론은 역사적으로 난해하고 트라우마를 주는 주제였다”면서 “세상은 흑인 여성을 보호할 가치가 없는 존재로 여긴다. 그래서 윌 스미스가 왜 그런 행동을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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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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