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직무대행 “총재 공석이지만 금리인상 불가피” [일문일답] 

주상영 직무대행 “총재 공석이지만 금리인상 불가피” [일문일답] 

“한국, 미국처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 상황은 아니다”
“성장률 수치 낮아지긴 하지만 주요국보다 상황은 괜찮아”

기사승인 2022-04-14 17:36:14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통화정책방향 결정 관련 모두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쳐

의장이 없이 진행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총재가 없을 경우 금통위가 미리 정한 위원이 의장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교적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로 인식되던 주상영 위원이 의장 직무 대행을 맡아 이번 금통위를 주재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주 직무대행과 나머지 5명의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주 직무대행은 “지난 2월 말 금통위 회의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며 “총재가 공석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 직무대행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올려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하반기까지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 이상으로 가길 원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중립에 근접하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연준이 올해 내 기준금리를 0.25%p 이상 올리는 ‘빅스텝’을 2차례 이상 단행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의 중립 금리는 2.25∼2.5%로 추정되고 있다. 주 직무대행은 한국이 아직까지 미국 수준의 물가상승률에 근접하지 않은 만큼 과도한 금리 인상은 필요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다음은 주 직무대행과의 일문일답이다.

총재 공석 상황에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가 있다면?

지난 2월말 금통위 이후 대내외 경제 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총재의 공석임에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임시 의장대행이어서 개인 의견 개진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인상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창용 후보자와 사전 논의과정 있었나.

총재 후보자가 귀국한 이후 금통위 위원들과 상견례 차원에서 간단한 차담회를 했다. 다만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다.

최종 기준금리가 2.5%가 될 것이란 시장 전망이 있다.

과거에는 시장이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1.75~2.0%로 기대했다. 현재는 시장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긴 했지만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 물가를 보면 더 높여야 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 하방 압력도 커졌기 때문에 생각이 다양해 질 수밖에 없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올해 GDP성장률이 3%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 배경은.

지난 1~2월에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해서 3월 중순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렇기 때문에 1분기 소비는 당초 예상보다 조금 나쁜 것이 사실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부품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2월에 전망보다 다소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주요국보단 우리나라 상황이 더 낫다고 본다.

기준금리가 지난해부터 총 4차례 인상됐다. 이에 따라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했다.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 회복 속도에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여러 지표를 보면 금리 인상에도 현재까지 수출 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소비도 1~2월에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부진했지만 3월 중순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그런 긍정적 요인들이 금리 인상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 같다.

물가가 높기는 하지만 성장률이 조금 낮아진다고 해도 2%를 훨씬 넘을 것이다. 적어도 2% 중·후반 정도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이 정도로 성장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아도 스태그플래이션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 예고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지난해 말부터 있었다. 물론 좀 더 가파른 인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초부터 확실해졌다. 기본적으로 저희가 (금리를) 결정하는 데는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에 더 주안점을 뒀다. 

다만 미국 연준의 정책목표는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이다. 고용의 경우 완전고용에 가깝지만 물가 상승률은 굉장히 높다. 물가 안정을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좀 다르다. 현재 판단으로는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 정도의 한계에 달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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