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소다 “옷 때문에 미국 비행기서 쫓겨나”...무슨 일?

DJ 소다 “옷 때문에 미국 비행기서 쫓겨나”...무슨 일?

미국 항공사 ‘적절한 복장’ 규정 도마 위
“적절한 복장의 기준은 무엇이고 누가 결정하는가”

기사승인 2022-04-27 10:12:28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문제 삼은 DJ 소다의 바지(왼쪽). DJ 소다는 바지를 뒤집어 입은 채 비행기를 탔다고 말했다. SNS 캡처

한국 유명 음악 DJ가 미국 비행기에서 바지 때문에 쫓겨났다고 밝혀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이전에도 승객의 복장을 이유로 탑승을 거부해 논란이 됐다.

DJ 소다는 26일 SNS에서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항공사 측이) 출발 직전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제게 다짜고짜 짐을 갖고 나가라고 하더니, 비행기 입구 앞에서 제 바지가 불쾌하다며 다른 비행기를 타라고 했다”고 말했다.

DJ 소다가 올린 사진 속 바지에는 영어 욕설이 적혀 있다. 항공사 측은 이 욕설을 문제 삼아 탑승을 거부한 걸로 보인다. DJ 소다는 바지를 벗고 탑승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동행인들이 항공사 측을 설득해 결국 바지를 뒤집어 입은 채로 비행기에 다시 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보고 있는 비행기 입구 앞에서 바지를 벗은 것도, 바지를 벗은 채로 비행기를 태워달라고 빌고 있던 것도 정말 굴욕적인 일”이라며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보이콧하겠다”고 썼다.

올리비아 컬포는 탱크톱에 카디건을 입은 채 비행기에 타려다가 쫓겨났다. 왼쪽이 거부당한 옷 차림. SNS 캡처

“승객은 적절한 의상 갖춰야”…이전 사례 봤더니

미국 항공사가 승객이 입은 옷을 문제 삼으며 탑승을 거부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미스 유니버스 출신 배우 올리비아 컬포는 올해 초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운항하는 비행기를 타려고 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시 컬포는 검은 카디건과 탱크톱, 반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그는 모자가 달린 티셔츠를 겹쳐 입은 뒤에야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컬포처럼 탱크톱에 카디건만 입고도 비행기에 탑승한 다른 승객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미국에서 래퍼이자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레이 린 하워드는 지난해 9월 알래스카 에어라인 비행기를 타려다가 복장 문제로 탑승을 거부당한 뒤, 항공사를 고발했다. 하워드가 이런 경험을 털어놓은 동영상은 틱톡에서 900만 번 이상 조회됐다.

2019년에는 한 흑인 여성이 길이가 짧은 점프슈트 차림 때문에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 해당 승객이 항공사의 모호한 의상 규정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아메리칸 에어라인 측은 성명을 내 사과하고 항공료를 돌려줬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미국 항공사들은 운송 약관에 ‘승객은 적절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맨발이나 부적절한 옷차림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뒀다. 다만 적절한 복장을 판단하는 기준이 자의적이고 모호하다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 여행법 전문 변호사 아담 아놀릭은 워싱턴 포스트에 “항공사마다 복장에 관한 자체 규정이 있지만 대부분 모호하다. 항공사 직원들은 (부적절한 복장을 판단할) 엄청난 재량권을 가진다”며 “직원들에 내재된 편견과 콤플렉스가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사 인디펜던트도 “항공사들은 ‘부적절한 의복’이 무엇인지, 누가 결정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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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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