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오르고 외곽은 ‘뚝뚝’… 아파트 양극화 심화

강남은 오르고 외곽은 ‘뚝뚝’… 아파트 양극화 심화

기사승인 2022-04-28 06:00:22
최근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서울권의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규제완화 예고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지역별 희비가 갈렸다. 강남권 주요 아파트에선 신고가 행진을 기록하는 가운데 비강남권 중심으로는 집값 하락추세가 이어졌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76㎡는 지난달 28일 80억원에 거래됐다. 종전 최고가(76억원)보다 4억원 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반포자이 전용 216.49㎡도 69억원에 팔렸다. 종전 신고가보다 9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이밖에 △잠원동 신반포4지구 전용 108.42㎡(32억7000만원) △반포동 반포미도 전용 84.96㎡(28억원) △서초동 수광빌라트 전용 215.22㎡(16억5000만원) 등도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에선 4월 들어서 현재까지 신고가 거래 건수만 14건이 나왔다. 

신고가 행렬에 현장의 매수 문의도 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포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 중인 관계자는 “가격이 워낙 크다보니 거래량은 많지 않지만 매수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정부가 바뀌면서 지역 사람들이 거는 기대감도 커진 분위기”라고 했다. 

용산구도 대통령집무실 이전 계획 등 호재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용산구 신동아아파트(전용 140.81㎡)는 지난달 18일 직전 거래 대비 7억5000만원 뛴 4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전용 248㎡)도 85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해 7월 거래가 대비 12억원 올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는 하락 거래가 눈에 띄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전용 84㎡B형)는 지난 17일 10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는 12억7500억원으로 두달새 2억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거래된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전용 59㎡)는 최고가에서 1억9000만원 내린 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서울 지역 내부에서 나타난 양극화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다. 3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03% 상승했고 성북구(-0.02%), 중랑구(-0.01%), 강북구(-0.01%), 구로구(-0.01%) 등은 하락했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섞이며 서울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둔촌주공 사태 등 서울 내 아파트 신규 공급이 사실상 멈추면서 기존 주택시장 내에서 똘똘한 한 채를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은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이 있던 만큼 기대감이 형성돼 위축했던 매수 심리가 살아났다”며 “시장 내에서 신축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기존 주택 시장 내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때문에 서울에서는 ‘역시 강남’, ‘역시 도심’이라는 심리가 형성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크게 늘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한달새 10p 상승한 114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2월(97) 1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갔고 대선 직후 다시 100을 넘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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