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 화재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오후 8시에 발생한 이번 폭발 화재사고는 15시간 만인 20일 오후 2시 20분께 초진이 완료됐다. 초진은 불길을 통제하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상태다.
소방당국은 잔불을 정리하며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고는 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 '알킬레이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했다. 부탄 압축 밸브 오작동을 긴급 수리한 후 시운전 하는 과정에서 최초 폭발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진다.
에쓰오일 울산 공장의 폭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또 폭발 사고 이외에도 기름 유출 사고가 잦았던 곳이다. 지난 2017년 4월 정유시설 설치 현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에쓰오일(S-OIL)의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설치 현장에서 크레인이 정유배관으로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었다.
폭발사고 이외에도 기름 유출사고도 빈번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3월 에쓰오일 울산공장 송유관에서 기름이 8천 리터 가량이 유출돼 인근 토양을 오염시켰다. 사고는 해상 원유하역시설에서 육상 탱크까지 원유 이송을 돕는 가압용 펌프 주변 송유관에 균열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균열은 12시간 후에나 완전히 차단됐다.
앞서 2014년 4월에는 72만 배럴 규모 원유 탱크에 균열이 생겨 수만 배럴의 기름이 누출되는 사고도 있었다. 이 사고는 원유 탱크에서 내부 기름을 섞어주는 장치 믹서기 축이 이탈되면서 3만 배럴 이상 기름이 누출된 것을 알려진다.
그럼에도 에쓰오일은 지난해 12월 1980년 울산공장 가동한 창사 이래 최초의 무재해 1000만 인시(人時)를 달성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바 있다. 공장 운전원들의 근무시간을 누적합산한 개념인 인시는 1명이 1시간 동안 근무한 것을 1인시로 계산한다. 무재해 인시는 정유 공장이 얼마나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다.
당시 후세인 알 카타니 CEO는 "세계 5위 규모의 초대형 정유 석유화학 복합설비를 운영하면서 2년 이상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무재해 대기록을 유지한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드문 대단한 성과"라고 자평했었다.
이번 폭발 화재 사고로 노동부는 산업재해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적용된다.
최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지만,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외국인 대표도 처벌 대상이다. 이에 외국인 처벌 1호가 될지 주목된다. 경찰도 울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하는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후세인 알 카타니 CEO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에서 "사망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이 최상의 치료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고 하루 속히 쾌차하시도록 성심을 다해 보살펴 드리겠다"고 했다.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