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 자동화 기기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체 키오스크 도입 비율은 지난 2018년 0.9%에서 2020년 3.1%로 3배 이상 늘었다. 자동화기기 도입으로 청년층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는 청년층의 흔한 일자리였다. 하지만 국내 대표 패스트푸드 매장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지난해 말 기준 맥도날드 62%, 롯데리아 68%, 버거킹 77%, KFC 98%로 과반을 한참 넘겼다.
창업을 준비하거나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는 청년층 영세사업자는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높은 비용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다양한 자동화 기기 서비스는 초기 도입 비용이 많이 든다. 이미 AI 음성비서, 키오스크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인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를 상대해야 하는 청년 사업자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KOSI가 발표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현황 및 단계별 추진 전략(2021)’ 보고서에 따르면 40~50대의 경우 디지털 전환 자금 준비 정도가 5점 만점 기준 2.5점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20~30대는 1.5점으로 디지털화에 대한 자금 준비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29·여)씨는 “최저임금이 오른 이후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혼자 하다 보니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일손을 덜어줄 디지털 기기 서비스 도입을 묻는 말에 그는 “당장 인건비 부담도 어려운데 주변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기기를 도입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라고 밝혔다.
학생들도 비용 부담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다양한 디지털 교육 서비스가 제공됨에 따라 IT 기기는 수강생의 필수품이 되었다. 고가의 비용인 IT 기기는 일반 학생들뿐만 아니라 특히 저소득층 청년 및 학생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전환은 이들에게 교육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빈부격차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서울 소재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임모(22·여)씨는 “최근 들어 대면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전자기기를 사용해 수업에 참여하거나 과제를 제출해야 편리한 과목이 늘었다”면서 “태블릿PC를 구입하기 위해 큰마음을 먹고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했다”라고 말했다.
김경이 쿠키청년기자 kyungie03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