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후반기 일정이 오는 22일부터 시작된다.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MVP 수상 후보도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몇 시즌 간 독보적인 후보가 나왔던 것과 달리 올 시즌은 경쟁자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표심도 나눠지고 있다. 특히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4년 만에 국내 선수 MVP 수상 가능성이 커졌다. 리그 재개를 앞두고 KBO리그 MVP 후보들을 정리해봤다.
김광현(SSG 랜더스)
15경기 출전 92.2이닝 9승 1패 평균자책점 1.65
지난 시즌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던 김광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자유 계약(FA)으로 4년 총액 151억원을 체결하는 등 KBO 역대 최고 기록까지 썼다.
화려하게 국내 무대로 돌아온 김광현은 곧장 KBO리그를 평정했다. 개막 후 7경기 동안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5월까지 ‘김광현 등판은 무패’라는 공식을 이어가기도 했다.
현재 기록도 압도적이다. 평균자책점은 1.65로 리그 전체 1위이며, 다승 공동 5위(9승), 이닝당 출루 허용(WHIP)도 1.05로 5위를 기록 중이다. 대다수의 투수 지표에서 상위권 지표를 달리며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올랐다.
팀 성적도 김광현의 MVP 수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6위로 시즌을 마감했던 SSG는 올해 김광현 합류 후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순항 중이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85경기 출전 320타수 106안타 타율 0.331 15홈런 63타점
데뷔 6년 차를 맞은 이정후는 타자 중에서는 제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 홈런, 타점, 안타, 출루율(0.415), 장타율(0.556)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거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웹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정후의 올 시즌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는 5.27로 리그의 모든 선수를 통틀어 1위다. 지난 6월에는 월간 MVP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올해는 이를 개선한 모습이다. 15개 홈런을 때려내며 2020년에 본인의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뤄냈다. 20개의 홈런도 충분히 때려낼 것으로 보인다.
퍼포먼스도 인상적이다. 지난달 15일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라는 문구를 적은 키움 외야 팬 쪽으로 홈런 타구를 보내 ‘후팡맨’이라는 별명도 끌어냈고, 이후 3일 뒤에는 몸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쓰러지기 직전에 안타를 때려내는 이른바 ‘골프 스윙’으로 화제를 모았다.
박병호(KT 위즈)
81경기 출전 291타수 77안타 타율 0.265 27홈런 70타점
지난 시즌까지 키움에서 뛰던 박병호는 올해 KT로 이적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최근 2시즌 간 간신히 20개의 홈런을 넘긴 박병호는 올 시즌 전반기에만 벌써 27개의 아치를 그렸다. 홈런 부분 2위인 LG 트윈스의 김현수(19개)와 8개 차로 압도적인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박병호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40홈런을 돌파할 수 있다. 박병호가 40홈런 이상을 때려낸 시즌은 2018년(43개)이 마지막이다.
타격폼 수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박병호의 말에 따르면 예전엔 상대 투수가 다리를 올렸다가 내릴 때 다리를 끌었지만, 지금은 투수가 다리를 올리는 타이밍에 맞춰 다리를 끄는 식으로 타격 타이밍을 수정했다. 이로 인해 배트 스피드가 이전에 비해 빨라졌고, 다수의 홈런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17경기 출전 111.1이닝 10승 4패 평균자책점 2.02
지난 시즌부터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안우진은 올해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다. KT의 소형준(10승)과 함께 국내 선수 다승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2.02)은 전체 3위에 달한다.
삼진도 많이 잡아냈다. 안우진은 현재 12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NC 다이노스의 드류 루친스키(129개)에 이어 탈삼진 전체 2위에 올라있다. 9이닝 당 삼진 비율(K/9)은 10.11로 리그에서 유일한 10점대를 기록 중이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구속이다. 올 시즌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60㎞를 찍었고, 평균 구속은 153.5㎞에 달한다.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최근에는 포크볼까지 장착한 모습이다. 포크볼을 주 무기로 삼고 있지는 않지만, 간간이 던지며 패스트볼의 위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윌머 폰트(SSG 랜더스)
18경기 출전 124이닝 11승 4패 평균자책점 1.96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가려져 있지만 폰트도 MVP 후보에 언급될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4월 5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6의 완벽한 모습을 뽐냈고, 5월에도 6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3으로 맹활약했다.
폰트는 개막전부터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쳤다.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 9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SSG 타선이 정규 이닝 동안 득점하지 못해 연장전으로 이어지면서 폰트의 기록은 공식 퍼펙트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KBO리그 역사에 남을 장면이었다.
폰트의 기록은 대부분 최상위권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찰리 반즈(124.2이닝)에 이어 2번째로 많은 124이닝을 소화했으며, 다승 부문에서는 11승을 기록, LG의 케이시 켈리(12승)에 1승 모자란 2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1.96)도 전체 2위다. WAR도 5.24로 리그 전체 2위이며, 투수 중에서는 가장 높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