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BA.5’ 타깃한 개량백신이 4분기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다만 안전성과 효능성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해외 동향에 따라 세부 계획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8월 4주차 국내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우세종으로 국내 검출률은 97.6%다. BA.5 변이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던 BA.2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면역 회피’ 특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는 감염을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고려해 방역당국도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개량백신 도입 방안과 접종 전략을 논의, 동절기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심사 중인 개량백신은 화이자·모더나 개량백신으로, 3차 접종 등 추가접종 용도로 고려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8월15일 모더나의 BA.1 기반 2가백신을 성인용 추가접종에 사용하도록 승인하였다. 영국 외 호주와 캐나다, EU 등의 국가에도 허가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로부터 BA.4 및 BA.5 기반 2가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받았으며, 현재 심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모더나의 ‘모더나스파이크박스2주’는 변이주인 BA.1를 겨냥한 2가 백신으로 7월 29일 식약처에 수입허가를 신청했다. 접종대상은 18세 이상 성인으로 지정했다. 화이자의 ‘코미나티2주0.1mg/ml’ 역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BA.1 변이바이러스를 추가한 백신으로 국내 검토 중이다. 적용 대상은 12세 이상이다.
이를 고려해 방역당국은 개량백신 접종을 2022~2023년 동절기에 시작할 방침이다. 대상은 18세 이상 성인으로 건강 취약계층 중심으로 우선 접종을 시행한다. 즉 18~49세 성인은 ‘허용’, 50대 이상 및 기저질환자, 보건의료인, 요양시설 및 감염취약시설, 면역저하자 등에게 접종 ‘권고’한다.
접종간격은 세계보건기구(WHO) 추가 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라 마지막 접종 혹은 확진일 기준 4~6개월 이내로 권장했다. 다만 이는 4차접종 후 효과 감소 등 해외 접종 동향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우선 정부는 개발·허가 일정상, 먼저 도입이 예상되는 ‘BA.1 기반 2가백신’부터 접종을 시행하되, 품목허가 진행상황에 따라 BA.4 및 BA.5 기반 백신도 신속 도입해 접종을 준비할 예정이다.
효과·안전성이 관건…“결과 아직 뚜렷하지 않다”
우려되는 점은 개량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명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화이자 백신은 FDA 승인에 따라 9월 중 인체 임상시험을 시작 예정이다. 미국 FDA 등에 허가된 자료는 기존 코로나19 백신 인체 임상 결과와 변이바이러스를 추가해 개량한 백신의 동물시험 결과다.
모더나 임상결과에 따르면 BA.1 기반 2가백신은 기존백신 대비 초기 바이러스에는 1.22배, BA.1에는 1.75배 더 높은 중화능을 보였으며, BA.4와 BA.5에서 1.69배 높은 중화능이 확인됐다. 확진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항체가가 보다 높게 나타났다.
안전성 부분은 BA.1 기반 2가백신 접종 시 기본 백신 대비 증상 유형과 유사하나 발생 빈도는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소 이상반응으로 통증 77%, 등이 확인됐고, 전신 이상반응으로 두통 44%, 피로감 55%, 근육통 40%, 관절통 31% 등이 있었다.
화이자에 따르면 코미나티2주는 BA.1 바이러스 면역 반응이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해 10배 정도 높다고 보고했다. 다만 해당 백신은 BA.4,와 BA.5 중화항체 반응이 약해 FDA로부터 추가 자료를 요청받았고, 최근 관련 임상데이터를 제출한 상태다.
해당 데이터에 따르면 기존 백신보다 BA.4 및 BA.5에 대한 중화능은 약 2.6배 증가했다고 보고된다. 안전성 데이터 상 특이한 점은 없으며 기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방역당국은 “모더나와 화이자 BA.5 기반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는 알려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백신 동향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으로 인해 안전성 검증이 충분히 안된 mRNA 기술을 사용했던 만큼, 부작용 우려가 컸다. 약 3년간의 접종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서는 아나필락시스, 심근염, 심낭염,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길랭-바레 증후군 등을 접종 후 부작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이상자궁출혈도 부작용으로 꼽힌다. 지난 11일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이상자궁출혈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가 2869건이나 된다. 그 중 화이자 백신이 2875건, 모더나가 807건으로 뒤를 이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개량백신은 임상시험을 거쳤지만 아직까지는 새로운 백신이다. 안전성 문제는 기존 백신이 훨씬 더 안전하고 효과도 증명됐다”며 “중환자와 사망자 90%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는만큼, 고위험군은 2가백신을 기다리기 보다는 기존 백신을 먼저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량백신이 들어온다면 이전보다는 예방 효과가 높아질 것이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위주로 접종하면 사망 감소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인플루엔자와 겹치는 트윈데믹을 고려해 독감 백신과 함께 접종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백신 기피현상을 해결해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