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족의 돌봄 시간이 늘었다고 생각한 경우는 32.6%다. 줄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1.5%로 나타났다. 그 중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돌봄 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이 51.9%였다. 가족 중 주 돌봄자는 부모가 78.6%(모 66.2%, 부 12.4%)로 가장 많고, 주 돌봄자의 평균 연령은 56.6세였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으로 인해 발달장애인들은 지역사회시설 이용과 외출의 어려움을 겪었고(31.5%), 학교 등 교육시설 이용 중단(30.2%) 등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참여에 불편을 느낀 분야는 외출(68.5%), 모임·스포츠 활동 등 외부활동(67.3%), 문화·여가활동(69.9%) 등 순으로 불편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중복응답).
일상생활 도움 필요한 장애인 10명 중 2명…‘소득보장’ 필요
모든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은 22.5%(지적 21.3%, 자폐성 30.5%)이며,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발달장애인은 18.4%(지적 17.1%, 자폐성 27.5%)로 나타났다.
또한 발달장애인에게는 △자신의 신체를 해치는 행동(30.6%), △물건을 파괴하거나 빼앗는 행동(22.3%), △타인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행동(20.9%) 등의 도전적 행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평일 낮시간을 주로 보내는 방법은 부모·가족(31.8%), 집에서 혼자(20.2%), 복지시설(13.9%), 직장(11.3%) 순으로, 대부분 집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으로는 보호자 사후에 대한 막막함(34.9%),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12.2%), 발달장애인의 건강 악화(6.9%), 경제적 부담(6.8%) 순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경제생활 여력도 좋지 않았다. 15세 이상의 발달장애인 20.3%가 취업 중으로 확인됐으며, 장애인 보호작업장(30.9%), 장애인 근로사업장(9.3%) 등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취업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취업 발달장애인(79.7%) 중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15.4%였다. 취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는 본인이 원하지 않음(41.4%), 장애 정도가 심해서 취업이 어려움(40.1%) 등의 이유가 가장 많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가장 필요한 사회 및 국가 지원’으로 소득보장(48.1%), 의료보장(16.0%), 주거보장(6.7%), 고용보장(5.8%), 안전한 생활 보장(5.1%), 활동지원 보장(4.6%)을 꼽았다.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사업은 장애인연금(76.3%), 발달재활서비스(44.2%), 장애아동수당(36.2%),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26.3%) 등이다.
정부, 지원예산 확대·낮 시간 활동 지원 계획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두텁고 촘촘한 지원을 위해 돌봄서비스를 대폭 보강해나갈 계획이다.
발달장애인 지원예산(보건복지부 소관)은 2022년 2080억원에서 2023년 정부안 2528억원으로 올해 대비 21.5%(447억원) 증가했다.
우선 발달장애인의 낮 시간 활동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주간활동서비스 제공시간을 확대해, 최대 하루 8시간(확장형 기준)까지 낮 시간을 지원한다. 기본형 월 125시간 → 월 132시간, 확장형 월 165시간 → 월 176시간으로 늘린다.
또한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입원·경조사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시범사업’을 신규 도입한다. 2023년 4월부터 40개소로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의 의사결정 지원, 치료 접근성 제고, 부모·가족의 심리 정서 지원 등을 위해 관련 제도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는 발달장애인 장애 특성과 욕구 등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첫 실태조사로서 그 의미가 크다”라며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한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 마련 등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1년 등록 발달장애인은 25만2000명으로, 2018년에 비해 약 1만8000명 늘어나 지속 증가 추세에 있다. 이 중 지적장애인은 21만9000명(87.2%), 자폐성 장애인은 3만2000명(12.8%)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