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달콤한 NCT 드림의 일장추몽 [쿡리뷰]

뜨겁고 달콤한 NCT 드림의 일장추몽 [쿡리뷰]

기사승인 2022-09-08 21:46:45
그룹 NCT 드림 공연 현장. SM엔터테인먼트

‘일장추몽’(一場秋夢)이라고 해야 할까. 그룹 NCT 드림이 8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연 ‘더 드림쇼2 – 인 어 드림’(THE DREAM SOW2 – In A Dream) 공연은 한바탕 가을 밤 꿈같았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뜨겁고 달콤했다.

NCT 드림과 팬덤 시즈니 모두에게 특별한 공연이었다. 비단 한국 최대 규모 공연장에 입성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일곱 멤버가 처음으로 다함께 여는 공연이라서다. NCT 드림은 2016년 데뷔 당시 성인이 된 멤버는 팀을 졸업하는 시스템으로 기획됐다. 이에 따라 맏형 마크는 2018년 팀을 졸업했다. 유년 시절 꿈을 나눈 사이에 이별이 어찌 쉬울 수 있으랴. 멤버들은 눈물을 쏟았고 팬들은 반발했다. 결국 소속사가 2020년 졸업 제도를 없애면서 마크는 NCT 드림으로 돌아왔다. 7명 체제의 NCT 드림을 가리키는 ‘칠드림’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완성됐다.

사연 많은 공연이라서일까. 멤버들은 시작부터 다음 순간이 없을 듯 에너지를 쏟아냈다. 막내 지성이 “공연 연습을 계속 해왔는데, 이 정도로 빡세게(힘들게) 무대를 한 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칠드림’ 영접이 벅차기는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7월 열려던 공연이 일부 멤버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으로 미뤄졌기에 흥분과 감격은 더 컸다. 쇄골이 드러난 의상에 제노가 쑥스러워하거나 지성이 춤을 추다가 옷깃을 여미기만 해도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재현, 도영, 쇼타로, 성찬, 태일 등 NCT 동료들도 공연장을 찾아 응원을 보탰다.

NCT 드림. SM엔터테인먼트

NCT 드림은 무대마다 가면을 바꿔 쓰듯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드리밍’(Dreaming)에선 로맨틱한 목소리를 들려주다가, 힙합 댄스곡 ‘무대로’를 부를 땐 악동으로 변신해 자유분방하게 무대를 누볐다. 평균 나이 21.6세 청년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는 거대한 공연장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멤버들은 때로 한 몸이 된 양 각을 맞춰 군무를 췄고, 때로는 톱니바퀴처럼 부드럽게 동작을 주고 받았다. ‘마지막 첫사랑’ ‘사랑이 좀 어려워’ 등 발랄하고 앳된 느낌의 초창기 곡을 뮤지컬 형식으로 엮은 연출도 돋보였다. 멤버들의 매력을 다채롭게 보여주되 공연의 톤 앤 매너를 해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팬들을 더 가깝게 만날 방법을 고민했다”던 말처럼, NCT 드림은 넓은 공연장 곳곳을 오가며 관객에게 다가갔다. 본 무대 외에도 세 갈래로 뻗은 돌출 무대, 2층 관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그라운드 가변 무대가 마련됐고, 아크릴 박스를 활용한 리프트 무대와 12m 높이 승강 장치가 볼거리를 더했다. 폭죽과 조명, 레이저는 밤하늘을 도화지 삼아 춤을 췄다. NCT 드림 상징색으로 멋을 낸 3만여 관객은 공연장을 초록빛으로 물들였다. NCT 드림은 9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연다. 이 공연은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멤버들은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세계 곳곳을 돌며 해외 팬들을 만난다.

“저는 꿈을 꾸지 않아요. 깨어있을 때도 드림(NCT DREAM)이니까.” 공연 초반 이렇게 너스레를 떨던 마크는 앙코르 무대에서 멤버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른 뒤 “고맙다”고 말하며 동생들을 껴안았다. 애써 감정을 누르던 지성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런쥔도 “팬 여러분께 자랑스럽고 멋진 아이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해찬은 “3년 전 ‘더 드림쇼1’ 공연 당시만 해도 마지막 콘서트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거짓말처럼 우리 7명이 주경기장에서 공연할 수 있음에 벅차고 감동스럽다. 여러분이 만들어준 공연”이라며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NCT 드림의 시대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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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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