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이 영업이익 부진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2세 경영승계를 위한 안정적 발판마련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2% 감소했다. 매출액은 1283억원으로 7.3% 소폭 증가했다.
삼진제약 영업익은 2018년 595억원에서 2019년 449억원, 2020년 322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다 2021년 339억원을 기록하면서 반등했지만, 올해 상반기 다시 하락한 모습이다.
이러한 영업익 부진 배경에는 지속적인 개발 및 투자가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을 2019년 10.82%, 2020년 13.23%, 2021년 12.12%로 유지해왔고, 올해 역시 상반기만해도 10.92%를 차지했다.
최근 삼진제약은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분야에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연구개발 및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심플로그’를 론칭, 올해 상반기 신제품을 추가했다. 이번 달에는 토탈헬스케어 브랜드 ‘위시헬씨’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신제품을 추가했다. 주요제품인 게보린의 파스형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웰리시스와 함께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를 출시했다.
연구 상황을 보면 현재 10건의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며 그 중 7건은 공동연구이다. 개량신약으로는 올해 6월 연구를 중단한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제외하고 당뇨, 항바이러스 치료제 2건이 있다.
또한 R&D 동력도 강화했다. 지난해 5월 693억원 규모 오송공장 증설 작업을 시작했고 12월에는 400억을 투입한 마곡연구센터 준공을 마쳤다. 올해는 휴레이포지티브와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심플렉스·사이클리카와 인공지능 신약개발 공동연구를, 아리바이오와 퇴행성 뇌질환치료제 기술경영동맹을 맺고 지분 5% 이상을 맞교환했다.
2세 경영승계 조짐…앞서 안정적 매출 기반 마련하나
이 같은 삼진제약의 적극적 R&D 확보는 2세 경영승계와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매출·영업익 부진에도 연구개발에 비용을 쏟는 이유는 2세 경영승계 이전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공동창업자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은 50년 넘게 회사를 운영해오다가 2021년 나란히 대표이사직을 물러났다. 그리고 올해 1월1일부로 조 회장 장남 조규석 전무, 최 회장 장녀 최지현 전무를 부사장직에 앉혔다.
앞서 지난해 4월 조 회장은 조규석 전무와 차남 조규형 상무에게 각각 25만주씩 증여했으며 최 회장도 최지현 전무에게 30만주를, 차녀 최지선 상무에게는 12만주를 넘겼다.
주식 증여와 잇따른 부사장 승진은 전통적 경영승계 과정이다. 현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단독대표 자리에 앉은 최용주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5년 3월25일까지로, 이후 2세들에게 대표이사 자리가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회사측에서도 향후 회사 경영승계 과정 상 어려움이 없도록, 매출에 다소 영향이 미치더라도 미래먹거리 기반을 다지는 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오송공장 증설 작업은 올해 말 마무리가 될 예정이다. 마곡연구센터에서도 아리바이오를 비롯한 바이오벤처와의 협력을 토대로 신약개발 연구에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사업다각화에 따른 성과가 차츰 도출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올해 오송공장 작업이 마무리되고, 마곡연구센터 센터장 배치도 올해 4월 결정됐다. 최근 R&D 투자가 늘어나면서 영업익이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과거 대비 나쁘지않은 수준”이라며 “하반기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따라 수익성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경영 승계는 임원진들의 결정에 달려있다.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 언제라고 확답 드리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