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제약의 삼진제약 지분율 확대를 둘러싸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그 중 배당금 연 10억원대 확보 및 경영권 분쟁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제약이 삼진제약 지분율을 12.37%까지 끌어올리며 삼진제약의 최대주주 수준(12.85%)까지 이르렀다.
하나제약은 지난해 9월 5% 보유를 넘어서 올해 1월에는 지분율을 8.09%, 8월30일에는 11.75%에 도달했다. 이후 약 8개월 만에 4.28%p를 더 확보한 셈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단순투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참여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지분률 12.37% 유지 시, 현금배당액 13억원 예상
단순투자 목적으로 봤을 때, 먼저 현금배당액을 통한 이익을 고려할 수 있다.
삼진제약은 매년 약 98억원의 현금배당액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98억7000만원 규모로 배당했다. 삼진제약은 3%의 높은 배당이익률을 고수하는 소수 국내 제약사 중 하나다.
하나제약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삼진제약 주식 98만2318주(7.07%)를 보유해, 올해 결산배당(주당 800원)으로 약 7억8600만원을 지급 받은 바 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하나제약이 보유한 삼진제약 주식 수 171만9472주를 주당 800원으로 계산하면, 내년 하나제약이 받는 결산배당액은 13억7557만원이 되는 셈이다.
이는 하나제약이 자사의 올해 현금배당을 1주당 510원으로 결정한 것과 비교했을 때, 2대 주주인 조예림 하나제약 이사의 자사 배당금(11.46%) 10억3901만원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삼진제약 매출은 지난해부터 성장세로 돌아섰고, 올해 말부터 마곡 연구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 오송공장 증설 작업도 마무리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약개발 활성화 및 사업다각화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즉, 현금배당액도 향후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나제약은 투자 지분을 늘리거나 12%대를 유지하더라도 매년 10억원이 넘는 배당액을 챙기게 된다.
따라서 하나제약은 안정적인 삼진제약 매출, 높은 배당률 등을 고려해 자금 축적의 목적으로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최대주주와 지분 0.48P 차이…경영권 넘보나
또 다른 시각에서는 하나제약이 향후 최대주주인 조의환 삼진제약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서면서 최대주주로서 경영 참여를 넘보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삼진제약 주식 지분율은 조 회장이 12.85%로 가장 높으며, 다음이 하나제약, 삼진제약, 최승주 삼진제약 회장 순으로 차지한다.
올해 최대주주 턱 밑까지 올라온 데다, 장내매수 및 시간외매매를 반복하며 2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빠르게 지분율을 높여온 점은 단순투자로 보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강력한 의결권을 갖게 된 상황에서 공동경영 체제인 삼진제약의 2세 경영 승계 시 분쟁이 생긴다면 2대 주주인 하나제약이 어느 한 편에 설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삼진제약이 아리바이오와 기술협력을 맺고 자사주 7.99%를 넘긴 것은 우군 확보를 위함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외 마약·마취제를 전문으로 만드는 하나제약과 게보린과 같은 진통제 제품을 판매하는 삼진제약, 두 기업 모두 전문의약품을 집중하는 만큼 적대적 M&A를 고려할 수 있지 않느냐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나제약은 지난해 매출 1964억원, 영업익 360억원을, 삼진제약은 지난해 매출 2501억, 영업이익 339억원이다. 비슷한 매출·영업익 규모만큼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지분률 확대와 관련 하나제약은 “단순 투자에 지나지 않는다. M&A와는 관계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삼진제약도 마찬가지로 “단순 투자로 알고 있다”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