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이 한 달 이상 장기 처방된 건 수가 지난해 667만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도 향정신성의약품 처방기간별 처방 건 수’ 현황에 따르면 향정의약품 1회 처방 기간이 한 달 이상인 경우가 667만4674건이었다. 6개월 이상 초장기에 처방된 경우도 3만2696건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인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장기처방이 제한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최면진정제 졸피뎀의 용법·용량도 치료기간을 ‘최대한 4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의 판단에 따라서는 처방전에 사유를 적고 그 이상의 기간도 처방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처럼 장기처방으로 불출된 향정신성의약품이 사용되지 않고 오남용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한 환자가 사망 전 장기처방을 받고 남긴 의료용 마약을 직접 선보였다. ‘10mg짜리 졸피뎀 1정을 5000원에 판매한다’는 식의 SNS 판매글도 소개했다.
전 의원은 “장기처방을 받은 후 환자가 사망하거나 입원하는 등 사유로 남는 향정신성의약품은 그 자체가 건강보험재정 낭비고 버려지게 되면 환경오염도 심각할 것”이라며 “불법으로 거래돼서 오남용 될 경우 국민 건강에 직접 큰 해를 끼치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고 지적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가정 내 의료용 마약을 회수·폐기 사업을 시작했으나 환자와 보호자의 자발성에 의존하는 방식이라 한계가 있다”며 “환자의 사망이나 입원 정보를 처방정보와 연계해서 향정·마약이 남게될 경우 보호자들에게 반납을 통보할 수 있는 시스템 정도는 갖춰야 한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