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 탈석탄 금융 선언문까지 발표하며 기후위기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외쳤던 수협은행이 운용 중인 공용차량 198대 중 친환경차량은 단 8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율로는 단 4%에 불과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18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진행될 수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수협중앙회 및 자회사들의 친환경 공용차량 운영실태 문제점에 대해 밝힌다.
수협은행은 지난 6월, 현재 추진 중인 ESG관련 사업 중 하나로 친환경 업무용 차량을 도입하겠다고 안 의원에게 자료를 제출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은행장을 포함하여 각 그룹장의 공용차량 중 친환경 자동차는 단 1대도 없었다.
수협은행 경영진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하로 제한하는 전 세계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SH수협은행 탈석탄 금융 선언문까지 작성해 외부에 공개한 바 있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친(親)석탄 행보에 앞장서고 있어, 그들의 진심에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수협중앙회 역시 친환경자동차 운용 실태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수협중앙회는 총 130대의 공용차량을 운용 중이며 그 중 43%에 달하는 56대의 자동차가 친환경자동차가 아니었다. 수협은행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임원용 차량 실적은 오십보백보였다.
중앙회장을 비롯해 대표이사, 감사위원장, 조합감사위원장, 상임이사, 기획·전략·지도·금융 상무, 자금운용본부장, 수산경제연구원장까지 임원급 인사 모두 친환경차량 사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임원 차량 중 3대는 올해 도입된 차량임에도 친환경차량이 아니었다. 친환경차량 도입 의지를 읽을 수가 없는 행보다.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공공기관 및 공기업은 80% 이상을 친환경자동차로 구매할 것을 명시하고 있고, 기관장의 경우 전기자동차 또는 수소자동차로 우선 구매하도록 되어 있다. 수협이 법률 상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 해당되지는 않으나 최근 민관 구분 없이 ESG 요소가 중요해진 만큼 조직 내 친환경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때이다.
특히 감사위원장 및 조합감사위원장의 경우에도 조직 내 ESG 분야와 관련하여 내부점검 및 감사를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당장 본인들의 업무차량이 친환경차량이 아니라고 한다면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지적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안 의원은 “글로벌 경제시장에서 ESG분야가 날로 중요해지고 있지만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며 “리더는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모범을 보여야 하는 자리임을 한시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