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ST)가 국내 경쟁사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임상을 끝마쳤다. 오리지널이 블록버스터 제품인 만큼 상업화 시 매출 성장 기대가 크다.
17일 동아에스티는 52주간 총 9개국에서 진행했던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스텔라라는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치료제다. 이는 다국적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인터루킨(IL)-12, 23 억제제 계열 치료제가 원조(오리지널)다. 얀센의 스텔라라는 2021년 경영실적보고 기준 한화 11조6400억원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성이 막대한 제품이다.
게다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자체는 질환 범위가 넓은 만큼 추가 임상을 통해 효능성(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치료제 시장은 연 평균 4.2%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에는 1530억달러(약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예측에 따라 동아에스티 외에도 국내외 관계없이 많은 기업들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선 바이오시밀러계의 큰 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상3상 끝마무리 예정에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임상3상을 시작, 지난 9월 긍정적인 28주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17’는 지난 7월 본격적 임상3상에 들어갔고, 늦게 시작했음에도 연내 임상을 완료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외에도 미국 암젠, 아이슬란드 기업 알보텍. 독일 포미콘(Formycon AG), 중국 바이오테라솔루션(Bio-Thera) 등 각국 바이오기업들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거나 결과 분석 및 허가 절차 준비에 있다.
동아에스티는 국내에서 첫 번째로 임상을 완료한 기업이다. 아직 임상 3상 결과가 도출되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올 시 2023년 상반기 미국 및 유럽에 DMB-3115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경쟁 치열한데…동아에스티, 선발주자라면 경쟁력 있을까
스텔라라는 중증 건선 환자에 대한 산정특례를 적용해 환자 본인부담금 10%만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환자의 치료비용은 기존 평균 연 4회 599만원에서 99만원 선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산정특례 적용을 받는데 기준이 까다로워 실질적으로 금액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들도 많다.
바이오시밀러는 이 부분에서 이점이 있다. 오리지널에 비해 가격을 낮출 경우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발 주자로 나서는 것도 ‘생물학적제제’라는 점에서 유리할 수 있다. 생물학적제제의 치료제는 내성 발생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쉽게 약을 바꿀 수 없다. 선발 주자가 일단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 들어서면 후발주자가 더 저렴한 가격대로 들어가더라도 이미 한번 약물을 바꾼 사람들을 이끌어 올 순 없다.
동아에스티는 임상3상을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마친 만큼, 결과에 따라 빠르게 허가 신청에 들어갈 수 있다. 적어도 국내 주자 중에서는 선두 자리에 설 가능성이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한 유통망도 이미 준비가 끝났다. 지난해 7월에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와 DMB-3115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계약을 체결했다. 인타스는 85개국 이상의 글로벌 판매망을 갖춘 인도의 다국적 제약사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70%를 미국, 유럽 등의 글로벌 시장에서 기록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인타스는 한국과 일본,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의 허가와 판매 독점권을 갖고, 동아에스티에 계약금 1000만 달러 외에 단계별 마일스톤 9500만 달러와 제품 판매이익에 대한 두 자릿수 로열티를 제공하게 된다.
다만, 변수는 오리지널 제약사인 얀센의 특허 연장 여부다. 특허 연장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출시 및 시장진출이 지연되면서 경쟁 심화, 오리지널의 독점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대부분 기업들은 특허 연장을 대비하면서도, 내년 하반기 특허 만료에 무게를 두고 상업화를 준비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미국, 유럽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텔라라(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이 큰 만큼 경쟁사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매출을 확대하는 데는 큰 기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매출 경쟁에 대한 걱정은 크게 없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동아에스티의 바이오의약품 R&D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자사를 비롯해 대부분 해외 시장 진입에 주력할 것으로 본다. 국내는 시장이 작고 별도 임상이 필요해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며 “특허 연장에 대한 대비도 갖춘 상태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외에도 다양한 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