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중심으로 이태원 방문을 독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려워진 이태원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시민의 노력이다.
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에서는 어려워진 상권을 돕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각종 SNS를 통해 이태원에 있는 맛집 위치와 음식 사진을 올리고 방문을 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카페나 상점 등을 소개하고 이태원 지역 내 즐길거리를 공유했다.
네티즌 A씨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이태원 상권 살리기에 마음을 더했다. A씨는 참사 이후 상권이 어려워졌다는 기사를 읽고 지난주 이태원에 피자를 먹으러 갔다. A씨는 쿠키뉴스에 “이태원에 도착해보니 추모 메시지가 가득한 참사 현장에 비해 인근 거리는 너무나도 텅 비어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태원이 끔찍한 참사의 장소로만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근 이태원을 찾은 후 SNS에 방문 독려 글을 쓴 B씨는 “참사 당일 구조 활동에 힘 써주신 상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러라도 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의 해방구였던 이태원이 슬프고 무서운 장소로 남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애를 쓴 덕분에 이태원은 신나고 즐거운 곳으로 인식돼왔다. 그 노력과 시간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네티즌의 적극적인 독려로 생각을 바꾼 사람도 있다. 근무 탓에 종종 이태원을 지난다는 김하나씨는 “참사를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며 “당분간 그곳에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하지만 SNS 글 등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꺼림칙한 공간으로 여겨 가지 않는 것보다 이태원 거리를 걸으면서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씨는 지인들을 설득해 연말 송년회 장소를 이태원으로 잡았다. 정씨는 “상인들이 충격을 두 번이나 겪지 않았나. 코로나-19와 이번 참사 모두 상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생계가 걸린 일이다. 막연하게 ‘안됐다’라는 감정 하나로 이들을 도울 순 없다. 나의 소비가 위로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전해 들은 상인들은 반가운 기색을 내비쳤다. 해밀톤호텔 골목에서 잡화상점을 운영하는 상인 남인석(82)씨는 “이태원 상권을 살리려 애써주는 시민들이 있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며 “얼마 전에 한 젊은이가 일부러 가게를 방문해 ‘힘내라’며 안아주고 갔는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