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료기기 수출, ‘진단’ 흐림 ‘치과’ 맑음

韓 의료기기 수출, ‘진단’ 흐림 ‘치과’ 맑음

기사승인 2022-12-07 16:27:46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의료기기 수출 흐름에 변화가 예고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큰 부흥을 일으켰던 진단기기가 완화 정책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체 의료기기 수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코로나19 이전 주력 제품이던 치과 관련 의료기기 수출은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의료기기 수출 감소세…주력 제품 ‘진단기기’ 수요 하락이 원인

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보건산업 수출 동향 및 2023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의료기기 수출은 전년대비 7.3% 감소한 85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은 71억 달러다. 

특히 10월 누적 기준 의료기기 수출 품목 중 상위 3개 품목(진단용 시약, 초음파 영상진단기, 방사선 촬영기기)의 집중률이 59.8%로, 지난해(62.4%)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상위 10개 품목의 집중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즉 상위 3개 품목의 수출이 줄고, 이 외 다른 제품에서의 수출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전문가는 원인으로 진단제품의 수요 감소를 지목했다. 진단기기는 올해 상반기까지 오미크론 등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수출이 지속 확대됐지만 하반기 코로나19 안정화 추세에 따라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출 금액은 지난해 4분기 11억 달러에서 올해 1분기 16억 달러까지 도달했고 2분기부터는 8.7억 달러, 3분기에는 4억 달러로 점차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진흥원은 내년도 의료기기 수출이 전년대비 6.2% 감소한 8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제품 수요가 감소하며 국내 진단용 시약 수출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진단 시약 중에도 각종 암, 심혈관질환, 알츠하이머와 같은 중증 질환 및 맞춤 진단과 예후 예측 진단 제품은 수출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의료기기 품목별 수출 전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병원 정상화 따라 치과기기, 영상장비 수출 회복

반면 코로나19 이전 수출 탑을 이끌던 품목들은 회복세에 올랐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혁신지원단장은 “일상회복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주력 수출 품목인 초음파 영상진단기, 임플란트 등이 포함된 기구기계와 치과재료 수출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수출 품목별 점유율에 따르면 기구기계(영상진단기, 촬영기기 등)는 2018년 61.7%, 2020년 33.5%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38%로 소폭 상승했다. 치과재료 역시 2018년 10.1%, 2020년 6.2%, 그리고 올해 9.2%까지 올랐다.

수출액도 상승세에 있다. 주요 수출품목 현황을 살펴보면, 초음파 영상진단기 수출액은 2020년 5.6억 달러에서 올해 7.8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방사선 촬영기기도 2020년 5.1억 달러, 2022년에는 6.9달러를 기록했다. 임플란트는 2020년 3.8억대, 2022년에는 6.8억 달러로 약 2배 상승했다.  

특히 국산 임플란트는 점유율이 높은 중국에서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구강 건강 관심 확대, 정책 추진으로 임플란트를 포함한 치과재료 시장 발전이 전망되는 만큼, 한국기업이 주력으로 진출한 중저가 제품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 단장은 “병원 정상화에 따라 기구기계, 의료용품 수출은 정상궤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삶의 질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치과용 제품, 미용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개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짐에 따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용 의료기기,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의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세계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 및 유가, 원자재 비용 상승, 부품 수급의 불안정 등 글로벌 물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또 새로운 팬데믹이 일어날 경우 병원이 제대로 가동도지ㅣ 못해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기업 다수가 폐업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은 내년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진흥원은 이러한 부정적 요소를 대비하고자 보건산업 분야 수출입 정보제공, 수출 상위국가를 중심으로 국내 보건산업에 대한 해외인식도 조사, 공급망 재편에 따른 영향 분석을 실시했다. 조사를 토대로 내년도 해외 인식도 결과를 공개하고 통상과 관련해 자문단을 구성,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의 포럼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 단장은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국내 보건산업은 최근 취약해진 경제 여건, 전세계 공급망 불안정, 미국,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가 있어 외부 충격에 민감할 수 있다”며 “원자재 수급 안정화, 새로운 공급망 확보 전략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기업 간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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