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공매, 디지털동화책 제작, 실용 헤어커트, 웰빙댄스, 코딩 없는 모바일앱 개발 등 배움에는 때가 없다. 20대 청년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의지만 있다면 배움의 기회는 다양하다. 보편적 평생교육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시간이 없어서 당시에는 이루지 못했던 꿈을 다시 펼칠 수 있다.
도민들이 오랜 꿈을 이루도록 힘쓴 김제선 전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을 지난 4일 만났다. 김 전 원장은 11월 23일, 700여 일의 임기를 마쳤다. 코로나 시기, 풍파도 있었지만 배움과 교육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20년 경기도민 평생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평생학습 참여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14%P 감소했다. 혁신이 필요했다. 김 전 원장은 2020년 11월 24일 취임하며 “도민들이 교육 사각지대에 빠지지 않고 보편적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약속은 지켜졌을까.
Q.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평생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려운 시기, 진흥원을 이끄셨는데요.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2년의 시간 동안 진흥원이 제 몫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도민들이 평생학습의 기회를 잃지 않도록 찾아가는 교육,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학습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시도했습니다. 도민들이 학습의 기회를 잃지 않도록 ‘찾아가는 평생교육’, ‘평생학습 디지털 전환’을 위해 직원들과 애쓰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배우고 싶으면 배울 수 있는 그런 제도적인 기반, 사회적 문화를 만들기”를 하여 왔습니다. 앞으로도 진흥원에서 보편적 평생교육 지원 체계를 구축해 모든 계층·모든 지역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평생·직업교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확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Q.보편적 평생교육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보편적 평생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배우고 싶을 때 배우고 가르치고 싶을 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보편적 평생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전에서 시민 활동할 때 마을 어린이 도서관 건립을 도왔습니다. 도보로 아이들이 쉽게 갈 수 있고, 시끄럽게 떠들고 놀아도 되고,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해볼 수 있는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생교육도 이런 모습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자가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 했습니다. 배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가르치고 돌보다 보면 지역 주민들이 공동체 속에서 함께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우리는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아쉬운 점은, 보편적 평생학습이 여전히 대중화되기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교육부 예산에서 평생교육 예산은 1%도 안 됩니다. 평생교육계는 당위적으로 ‘정부가 (보편적 평생교육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하고 있는데 정작 보편적 평생교육으로 가기 위한 경로 설계는 덜 된 것 같습니다. 국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배우기 위해서는 드는 비용을, 공공이 100% 책임지는 구조로 갈지, 민간에서 시장 주도로 갈 것인지, 비영리의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역할과 책임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경로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풍성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앞으로 중점을 두고 지속 추진했으면 하는 사업은 있으신가요?
코로나19 이후 학습 시공간의 확장, ‘디지털 학습’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진흥원은 이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평생학습의 디지털 전환, 온라인 평생학습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평생교육1번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모든 사업에 대한 사업설명회, 간담회, 행사 등을 생중계하거나 콘텐츠로 제공하는 등 도민과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해에는 도민의 디지털 역량 강화 및 도민 스스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방식으로 학습하고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스튜디오’를 파주, 양평, 수원에 만들었습니다. 평생교육 강의를 하거나 콘텐츠 제작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시작한 것인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도의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가능했습니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도민이 직접 강사가 돼서 ‘평생교육 1번가’, ‘GSEEK’ 등 온라인 채널에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 시군마다 스튜디오가 생겨서 청소년, 성인 학습자들이 서로 연결돼서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쌍방향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위드 코로나’ 시대에 도민에게 지속적인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도민이 주체가 되는 학습 기반을 갖추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며, 지속으로 추진되어야 할 사업이라 생각합니다.
Q. 경기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여전히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진흥원은 도민분들의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기를 소망하며 평생학습 기본권 실현을 위해 온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스스로 행복한 힘’을 키울 수 있는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그 마음을 가진 당신이 평생학습의 주인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평생학습의 주인입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가고자 하는 새로운 평생학습 패러다임,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나 누리는 평생학습’, 기본권 실현의 길에 많은 관심을 두고 질책과 응원을 아끼지 말고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경기도는 이미 31개 전 시·군에서 평생교육이 선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역별 격차가 있고 자치정부 수반이 누구냐에 따라 관심과 투자의 편차가 있습니다. 지역 격차를 해소하면서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평생교육에 앞장서 고민하는 게 필요한데, 평생학습 프로그램 공급에 있어 소외계층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흥원의 역할이라 봅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평생학습,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학습체제를 갖춰 나가는 것 역시 경기도 평생교육이 가야 할 길이라 봅니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도민이 주체가 되고, 도민이 주인이 되는 평생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학습을 하고자 하는 도민이라면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라도 참여할 수 있는 학습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야 하며, ‘도민의 평생학습 기본권 실현’을 위해 진흥원 구성원 모두가 마음을 모아 나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