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2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서울시의 최저 기온은 영하 14도까지 내려갔다. 이 가운데 이동하는 시민들은 주머니에서 따뜻한 마음을 꺼내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이날 오후 시청역에서 ‘구세군 자선냄비에’ 1000원을 넣은 시민 A씨는 “적은 돈이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부했다”며 “요새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어딨나. 그래도 다 같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기부 의도를 설명했다.
점심 식사 후 단체로 이동 중이던 시민들도 한 명이 현금을 기부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자선냄비에 모금하는 장면도 펼쳐졌다. 이들은 각자 돈을 넣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광화문역에서도 시민의 기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자인 대학생 민지홍씨는 “오늘 광화문역에 처음으로 봉사 활동을 하러 나왔다”며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마침 (대학교) 종강을 해서 평일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씨는 “자주 (봉사 활동을) 하지 않아서 ‘모금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기부해서 놀랐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광화문역에서 구세군 모금함을 관리하고 있던 양우성 구세군 인턴도 이날 쿠키뉴스에 “보통 10분당 한 번씩은 오신다”며 “꽤 많이 오시는 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양 인턴은 자원봉사자도 많다며 우리 사회의 따뜻한 문화를 설명했다. 그는 “봉사자는 10대, 20대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은퇴한 60~70대도 많이 참여하시는 편”이라며 “다들 뿌듯함을 느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기부, 봉사 문화를 알리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22일 구세군이 주관하고 사단법인 굿피플인터내셔널에서 후원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해당 행사에 대통령 부인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김 여사는 쪽방촌에 거주하는 어르신 댁을 방문해 식료품 등이 담긴 상자를 전달했다. 그는 행사 인사말에서 “우리의 작은 실천이 우리 사회를 희망으로 채우고 그 온기가 구석구석 스며들기를 기대한다”며 “사랑을 실천하는 데 더 많은 분이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선 20일에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외부 특강으로 받은 강의료 164만1600원 전액을 ‘사랑의 열차 이어달리기’에 기부하기도 했다.
시민과 정치인의 기부 행렬에 국회에서도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쿠키뉴스에 “최근 특정 사회 이슈나 지역을 지정해 기부하려는 기부자 성향이 강하다”며 “기부 과정에서 영향력 발휘를 희망하는 기부자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추세에 맞는 기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플랫폼, 프로그램을 마련해 기부 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면밀히 살피는 등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보건복지위원으로서 복지서비스를 모두가 받을 수 있도록 전담 공무원 수 확보 등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의정활동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각 지역에서 이뤄지는 구세군 모금 활동에서 모금된 성금은 전국 불우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