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태원 해밀톤호텔 소유주 일가의 비리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특수본은 최근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75)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씨는 호텔에서 근무하지 않는 가족을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해밀톤호텔은 불법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 통보에도 2014년 이후 5억원이 넘는 이행 강제금만 내며 철거를 미뤘다.
특수본은 해밀톤호텔 회계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의 모친 강모(94)씨와 아내 홍모(70)씨가 각각 호텔 사내 이사와 감사로 등재돼 수년간 급여 명목의 회삿돈을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특수본은 또 이씨 가족들이 여러 장의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이같은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로비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와 함께 26일 열리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안전재난과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대비해왔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시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을 받는다. 최 과장은 핼러윈 안전조치 책임이 있는 주무부서의 장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함께 참사 당일 밤 지인과 술자리에서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현장으로 가지 않고 귀가한 혐의(직무유기)도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