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주요 피의자인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이 구속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과 지자체의 주요 피의자 1차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26일 박 구청장과 최 과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특수본은 박 구청장이 수사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해 구속사유로 영장에 적시했다. 

최 과장은 안전조치 책임이 있는 주무부서의 장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와 함께 참사 당일 밤 지인과 술자리에서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현장으로 가지 않고 귀가한 혐의(직무유기)를 받는다. 

특수본은 재난안전기본법상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참사 발생 시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대응할 책임이 용산구청에 있었다고 본다. 

현재까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는 6명으로 늘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등 경찰 4명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원준 용산구청 재난안전과장 등 용산구청 간부 2명이다. 

경찰과 용산구청 주요 피의자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윗선을 향한 특수본의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소방, 경찰, 지자체 등 재난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부서고 서울시는 용산구청 상위기관이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행안부에 대해 기초적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1차 조사는 마무리 됐다”며 “필요한 경우 추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소방당국 현장 지휘 책임자였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해 조만간 업무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참사 당일 현장에 도착한 오후 10시28분께부터 지휘 선언을 한 11시8분 사이 현장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아 희생자 규모가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하철 무정차 통과 등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송은영 이태원역장 등 다른 기관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도 나온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