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빨간불...하반기 회복 가능성도 ‘솔솔’

세계 경제 빨간불...하반기 회복 가능성도 ‘솔솔’

WB, 세계경제 성장률 3.0%→1.7% 하향 조정
미 연준 금리 속도 조절론 대두...전문가 ‘상저하고’ 전망 

기사승인 2023-01-11 16:25:04
쿠키뉴스DB

올 한해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수급 불균형 등 경제 불확실성이 해결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그나마 상반기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세계은행(WB)은 10일(현지시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전망한 3.0%보다 1.3%p(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경기침체를 겪은 2009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p 하향한 2.7%로 조정했다.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압박,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조정 이유로 들었다. IMF는 오는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할 성장률도 낮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더욱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의 경기가 둔화와 함께 올해 전 세계 3분의 1이 경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경기 전망을 밝지 않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 경제(실질 국내총생산)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제시한 전망치(2.5%)보다 0.9%p 낮아진 수치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8월 전망치(2.1%)에 비해 0.4%p 하향조정한 1.7% 수준으로 전망했다. 주요국 경기의 동반 부진 등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완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최근 발표한 12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서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0%로 전월(5.2%)보다 0.2%p 하락했다. 물가상승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한 한국은행도 하반기 이후에 경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태규 연구위원은 “대부분 기관이 올해 상저하고를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 회복이 과거에 비해선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나 상반기에 비해 좋은 쪽으로 갈 것”이라며 “특별한 이유가 있기 보다는 반도체 경기도 좀 나아지는 등 경기순환 측면에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은 내년으로 예상했다. 그는 “안 좋은 이벤트 크게 발생하면 예상이 어긋날 수 있겠지만, 내년쯤 되면 순수한 경기 변동 측면에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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