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대주주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2015년 매각을 추진한 이후로 계속 답보 상태다. 이동통신사와 주요 대기업이 잠재적 투자자로 거론될 만큼 인수합병 시장 ‘대어’로 주목 받았지만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채권단이 매각 금액으로 1조원 이상을 요구하면서 인수 후보자들이 입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워낙 시장 상황이 안 좋아서 매물로 나와도 매력적이지 못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예전에 비해선 얘기가 거의 안 나온다”며 “매각 비용도 높아서 (일 수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매물로 나온 CMB는 주관사 없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김앤장을 법률자문단으로 세우고 매각 속도를 내겠다고 자신했지만 바뀐 건 없다. 현재로선 매각보다 현상 유지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서울·수도권을 영업권으로 하는 딜라이브와 달리 CMB는 광역기반 지역을 거점으로 뒀다. 최근 레인보우TV를 출시하는 등 지역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부분에서 집중하고 있다.
침체기에 인기도 '시들'
방송 시장이 케이블에서 IPTV와 OTT 등으로 재편되는 양상도 매각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특히 경쟁 매체인 IPTV로 가입자 쏠림이 심하고,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7년 11월 IPTV 가입자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가입자 수를 앞선 이후 IPTV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반면 SO는 감소하고 있다. IPTV와 SO간 가입자 수 격차는 2018년 하반기 약 153만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738만명으로 약 5배 확대됐다.
SO 전체 매출을 견인한 사업자도 IPTV다. 2021년 기준 IPTV 매출액은 4조63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8.2% 성장했다. 케이블 등 유선방송은 1조8547억원으로 같은 기간 4.1% 감소했다. 업계가 사실상 침체기인 와중에 매물이 매력적으로 보이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가입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상황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우리도 줄고 있는 가입자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인데, IPTV뿐만 아니라 OTT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이 가입자를 유지하기 우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도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인수합병이 쉽진 않을 것”이라며 “케이블 산업 자체가 다양하게 생존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사도 답답하기 마찬가지다. 채권단은 딜라이브 매각주관사를 BOA(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로 정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매각주관사에서 관리 중”이라며 “매각에 관해선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만 가입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만 전했다.
CMB 측도 “(매각에 관해) 나온 얘기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