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확인된 사망자만 4000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현지 교민 중에는 사상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속되는 여진으로 교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김대희 튀르키예 남동부 한인회 부회장은 7일 쿠키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지에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서 파악하기로는 죽거나 다친 교민은 현재까지 없다”면서도 “반복되는 여진으로 다들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이 있는 곳은 남부 메르신이다. 진원지인 동남부 가지안테프와 약 290㎞ 떨어져 있다. 지진이 처음 발생한 당일 새벽 4시15분, 그는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진동에 잠에서 깼다. 가족들과 급히 밖으로 피신했다가 집으로 돌아왔지만, 규모 7.5의 지진이 뒤따랐다.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에 발생한 지진이었다. 또다시 피신한 그는 메르신에 있는 다른 교민과 함께 비교적 낮은 지대에 있는 한 교민 집에 모였다. 이 집에 피신해 있는 이만 현재 30명이다.
김 부회장은 “비상시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다들 짐을 챙겨 놓고 외투까지 입고 쪽잠을 잤다”면서 “그나마 단수가 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자 소량의 끼니는 챙겨왔지만, 내일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해했다.
메르신 지역은 흔들림이 컸어도 건물이 붕괴하진 않았다. 그러나 진원지와 가까운 지역은 피해가 컸다. 동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세워진 한 한인교회가 지진으로 무너졌다. 김 부회장은 “교회가 처참하게 붕괴됐지만 다행히 목사님과 그의 가족들은 괜찮다”며 “이들 모두 안타키에 있기는 위험해서 메르신으로 피신한 상태”라고 했다. 튀르키예에 있는 또 다른 교민들도 대부분 메르신이나 중부 수도 앙카라로 이동했다고 김 부회장은 전했다.
재난은 끝나지 않았다. 여진은 80여 차례나 이어졌다. 김 부회장은 “안전하게 머물 곳을 찾는 게 최우선”이라며 “그 외에 음식이나 속옷 등의 생필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튀르키예에 110여 명 규모의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하고 군 수송기를 이용해 의약품 등 긴급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긴급구호대는 현지에 파견된 여타 국가의 긴급구호대와 유엔 측과의 협의를 통해 활동 지역과 임무를 결정할 것”이라며 “튀르키예 정부 및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