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계고한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철거 시한이 지난 가운데 유가족과 정치권, 시민단체가 철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5일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며 “유가족들이 바라는 건 시민들과 함께하는 추모다. 우리에겐 희생자를 온전히 추모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보호할 정부와 서울시가 오히려 겁박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은 100일이 넘도록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해 분향소를 철거하려는 서울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장을 맡은 남인순 의원은 “유가족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된 추모공간을 설치해 달라”며 “정부와 서울시가 진정으로 참사 아픔을 치유하고자 한다면 분향소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 역시 “서울시의 강제 철거 예고가 분노스럽다”며 “윤 대통령과 오 시장은 사죄하고 안정적인 기억 공간을 만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도 유가족에게 힘을 쏟았다. 하주희 민변 소속 변호사는 “행정대집행은 공익을 해할 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합법적이고 적법적으로 계고통지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이태원 참사 159일과 200일이 되면 시민들과 추모제를 열 계획이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은 지난 4일 기습적으로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에 서울시는 세 차례에 걸쳐 철거 계고서를 전달했다. 지난 6일과 8일에 철거를 명령했으나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아 금일 오후 1시까지 철거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