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어린이보험에 주목하고 있다. 가입연령을 늘리거나 보장성을 확대하는 중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이달부터 ‘KB금쪽 같은 자녀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주요 개정 내용은 가입 상한 연령을 30세에서 35세로 높인 부분이다. 또 2.75%이던 예정이율을 2.85%로 0.1%p 조정해 보험료를 3.4% 가량 낮췄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등 보험사들도 자사 어린이보험에 대해 보험료를 최대 12%까지 낮췄다.
어린이보험은 애초 0~15세 사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종합 보험으로 자녀 질병, 상해 등 의료비나 일상생활에서의 각종 배상책임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다. 그러나 저출산 여파로 어린이보험 수요층이 줄었다. 지난 2018년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성인에게도 팔기 시작하면서 가입 상한 연령이 만 30세까지로 높아졌고, 가입연령과 혜택이 모두 확대되는 양상이다. .
어린이보험은 성인보험 대비 보험료가 약 20% 저렴하다. 성인보험에 들어있는 대다수 보장을 최장 100세까지 받을 수 있다. 보장 범위가 크고 진단비 한도 역시 높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MZ세대, 사회초년생들에게 가성비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어린이보험은 어린 연령대의 고객을 확보, 향후 다른 상품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고객 확보 차원에서 좋다. 또 중도해지가 적고 보험료 납입기간도 적어 손보사 ‘효자상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IFRS-17)에 어린이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 신계약 비중이 높을수록 유리하기도 하다.
어린이보험 시장도 점점 몸집을 불리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2018년(3조5534억원) 대비 63.9% 성장했다.
문제는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이 확대되면서 기존 상품 특징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경쟁하느라 어린이보험 가입 대상 연령대를 넓히고 보험료를 낮추다보면 어린이보험에서만 제공하는 혜택이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