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가 이달 하순부터 국내에서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면서 유통업계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의 각축전이 예상되면서 유통업계의 주도권 싸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애플페이 서비스가 일부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국내 대형마트들은 애플페이 출시 이후 즉시 사용이 가능하도록 단말기 준비를 거의 끝낸 상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매장 내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상용화 준비 단계에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점포 확인 결과 아직 스티커 부착이나 별도 ISP, POP 고지 지침은 없지만 셀프 계산대 화면에 애플페이 문구만 업데이트된 상황”이라며 “애플과 현대카드에서 정식 출시된 이후에 애플페이 결제 지침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도 단말기를 갖추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달 20~27일경부터 고객들이 홈플러스 점포에서 애플페이 사용 및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 계열인 이마트·스타벅스·신세계백화점 등은 당분간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NFC 단말기 교체 비용, 자체 페이인 쓱페이·스마일페이 등을 이유로 애플페이 도입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삼성페이로 매장에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세계 ‘쓱페이’ 이용률 저하와는 관계가 없다. 애플페이를 연동하기 위한 추가 장치도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페이 도입에 대해) 현재 논의한 바 없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만든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다. 신용·체크카드를 휴대폰 앱에 저장하는 형태다. 애플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쓰는 삼성페이와 달리 NFC 단말기로 결제가 가능하다. 애플페이를 도입하려면 NFC 단말기를 교체하고, 애플페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현재 주요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카페를 비롯해 KFC·파리바게뜨 등 국내 대형 가맹점에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가 설치된 상태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애플페이 사용안내 홍보물 제작에 들어간 상태로, 곧 매장에 애플페이 사용법을 안내하는 홍보물도 게시될 예정이다.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이용자 수도 계속 느는 추세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일 평균 이용금액은 7200억원에 달했다. 스마트폰 이용자 2명 중 1명은 간편결제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 평균 이용금액은 2020년 상반기 이후 매 반기 1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사용자 기준 간편결제 앱 설치율은 78.9%, 사용률은 54.8%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커진 간편결제 시장은 애플페이 국내 상륙을 계기로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