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국은 SVB를 폐쇄,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통제하에 두기로 했다. 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 것이다. FIDC는 ‘산타클라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 법인을 세운 후 SVB의 기존 예금을 이전, 보유자산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SVB 예금주들은 예금보험 한도인 25만 달러(3억3075만원) 이내에서 오는 13일부터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다만 예금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주들은 예금액에 대해 FDIC가 지급하는 공채 증서를 받을 수 있다.
SVB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SVB는 지난 1983년 설립된 신생 기술기업 전문 은행이다.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주에 17개 지점을 보유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후부터 파산까지는 48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SVB는 지난 8일 스타트업의 예금이 줄어들어 미국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을 어쩔 수 없이 매각,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주요 벤처 캐피탈에서는 SVB에 맡긴 자금을 인출하라고 예금주들에게 조언했다. 고객들의 뱅크런이 이어졌다. 이후 SVB의 주가는 60% 이상 폭락했다. 나스닥은 10일 SVB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 파산 선고 등은 은행 마감 시간 이후가 발표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오전 중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Better Markets CEO는 “SVB의 상태가 너무 빨리 악화돼 5시간도 더 버틸수 없었다”며 “예금자들이 너무 빨리 돈을 인출해 은행이 지급 불능 상태가 됐다. 업무 시간 중이었지만 폐쇄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SVB로부터 자금을 충당받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SVB는 미국 기술·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부터 2300억 달러(303조원) 규모 투자 유치에도 참여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SVB와 거래해온 스타트업에서 당장 이번 달 급여를 지급할 수 있을지 우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투자회사 리퀴드 스톡의 창립 파트너 그레그 마틴은 “기술 회사의 절반 이상이 현금 대부분을 SVB에 보관하고 있다”며 “수만 명이 다음 주에 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