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동남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싱가포르 리츠 운용사인 ‘Manulife US Real Estate Management(MUSREM)’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MUSREM은 캐나다 금융그룹 매뉴라이프파이낸셜 계열 리츠 운용사로 ‘매뉴라이프 US 리츠(Manulife US REIT)’를 운용 중이다. 지난 2016년 상장된 해당 리츠는 미국 오피스에 투자하는 리츠 중 최초로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된 리츠이자, 아시아 최초 미국 내 자산 100%로 상장된 오피스 리츠다. 업계에서는 아시아 리츠 시장의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미래에셋이 자리잡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는 기대가 높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8년 한국 자산운용사 최초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베트남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현재 베트남 현지에서 외국계 운용사 중에서 가장 많은 4개 상품을 운영 중이다.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베트남 펀드를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설립한 ‘KISI 자산운용(KISI ASSET MANAGEMENT)’ 지분 99%를 넘겨받는 계약을 지난 1월 체결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한투운용은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투베트남 투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준상 한투운용 베트남법인 주식운용본부장은 “현재 베트남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10년 내 가장 저평가된 수준”이라면서 “탈중국화에 따른 생산시설 유치,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 등 호재가 기대되는 지금이 바로 베트남에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재의 경우 내수 소비 증가의 수혜가 기대되고, IT 섹터는 베트남의 저렴하고 풍부한 고급 IT 인력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성을 지닌다”면서 “제조업 확대로 물류·산업단지의 호재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경쟁 성장률 등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다. 미중 무역분쟁 수혜를 받고,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정부 정책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전 세계 4위에 이르고,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증권시장 시가총액은 6118억 달러(약 756조8000억원) 수준으로 동남아 최대 규모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