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주식시장 반등?” 전문가들에 물어보니

“하반기에는 주식시장 반등?” 전문가들에 물어보니

‘2023 쿠키뉴스 미래경제포럼’
고금리 직격탄 맞은 주식시장, 하반기 전망 엇갈려
부동산 시장은…“집 매수 나쁘지 않은 시점”
“체감상 스태그플레이션 근접…뚜렷한 대응 카드 없어”

기사승인 2023-03-29 06:05:01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 본사 루나미엘레 컨벤션홀에서 2023 쿠키뉴스 미래경제포럼 ‘한국 경제 대전망: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 실장,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글로벌연구실 실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임형택 기자

미국 16위 규모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은 빙산의 일각이었나. 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은행 파산,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S) 합병에 이어 독일 도이치뱅크까지 위기설에 휩싸였다. 글로벌 은행 시스템이 흔들리며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년여간 0%대에서 4.75~5%대까지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다.

국내 경제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복합 위기 상황에 처했다. 경제성장률은 둔화됐다. 지난해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2번째로 낮았다. 한미 금리 역전폭은 22년 만에 최대치인 1.5%p까지 벌어진 상태다. 가계부채,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은…“신용위험 증가” vs “강달러 완화로 주가 반등”

특히 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것은 주식시장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은 쿠키뉴스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 1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한국 경제 대전망: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미래경제포럼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앞으로 한 번 정도만 더 베이비스텝을 밟은 뒤 최종 기준금리 5.25%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기준금리가 머잖아 정점이 올 것이고 동결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경기둔화, 경기침체 영향으로 기업실적이 저하되고 유동성 축소와 신용위험 증가까지 겹쳐 향후 주식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상저하고’, 즉 주식시장이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면서 “그러나 기업 신용위험이 본격 부각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주식시장 위험성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의견도 나왔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글로벌연구실 실장은 “결국에는 주식시장 회복 여부 핵심은 인플레이션”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도 곧 마무리 단계로 갈 수밖에 없고 올해 연말에는 인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 하향, 강달러 완화 등 여러 요건이 완화되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루나미엘레 컨벤션홀에서 2023 쿠키뉴스 미래경제포럼 '한국 경제 대전망: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언제 집 사면 좋을까…“지금 나쁘지 않아”

부동산 시장 전망도 화두에 올랐다. ‘집을 사기에 지금이 적절한 시점일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어떨까.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 실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내집 유무에 따라 개인 자산 규모가 크게 달라졌다. 거기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컸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실장은 “지금 집을 구매하기에 적기냐는 질문에 일률적으로 답하기는 어렵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며 “집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또 개인 입장에서는 금리가 떨어진다고 하면 금융조달비용이 줄어드는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김 실장은 “다만 총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집을 구매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면서 “지금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인해 할인 분양을 많이 하고 있다.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져 할인 분양이 축소되기 전에 집을 사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가격이 지금 단기간에 많이 떨어진 상황인데 여기서 더 떨어지면 정부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집값을 지지하려는 정책적 고민도 있을 것이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 등을 잘 활용하면 지금 집을 사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회자로 나선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를 시작하자고 촉구한 바 있다. 고물가와 에너지 요금 폭등으로 고통받는 국민 부담을 덜고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였다”면서 “당시에는 정부는 추경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는데, 곧 정부도 추경 필요성을 느끼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현재 경제 상황이 체감상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 폭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에 근접했지만, 상황을 타개할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황 선임연구원은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를 낮춰서 경기 부양을 시도할 텐데 지금 금리인상은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적극적으로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법을 쓰기도 어렵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빨리 가라앉기를 바라면서 현재 상황을 버텨내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응 카드가 별로 없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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