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 2월말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23%로 집계됐다. 전달(15.01%) 대비 0.77%p 하락했다.
평균금리가 제일 높은 곳은 하나카드로 14.91%였다. △롯데카드 14.84% △KB국민카드 14.38% △삼성카드 14.29% △현대카드 13.97% △신한카드 13.75% △우리카드 13.51% 순이었다.
한 달 전인 1월말 카드론 평균금리가 14.67~15.90%에 분포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단은 1.16%p, 상단은 0.99%p 내려갔다. 지난해 말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상단은 16%를 넘기도 했다.
카드론 금리가 내려간 것은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내려간 영향이 크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는 수신 기능이 없다. 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여전채 발행을 해야 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여전채 금리도 인상되고,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카드사는 카드론 금리를 올리게 되는 구조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인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여전채 금리도 동반 상승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집계에 따르면 17일 기준, 여전채 3년물(무보증·AA+)은 3.964%다. 올해 초 연 5.141%에서 1.177%p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을 당시에는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여전채 금리가 6%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작용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카드사 전략 부문 임원들을 불러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과 리볼빙 등 대출성 상품, 서비스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카드채 조달금리 안정화로 비용 부담이 줄었으니 ‘서민 급전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에서다.
반면 매달 신용카드 대금을 나눠 갚는 결제성 리볼빙 금리는 최대 18.4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의 지난달 리볼빙 금리는 15.59%~18.48%로 집계됐다.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리볼빙이 카드론보다 금리 수준이 약간 높은 편”이라며 “여전채 금리와 카드사 대출금리 간에 2~3개월 정도 시차가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여전채 금리가 점점 하락하고 있고, 여전채 금리가 카드론 금리에 반영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카드론, 리볼빙 금리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전채는 금리가 가장 많이 올랐고, 속도는 가장 완만하게 떨어지는 채권”이라면서 “추가적 하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금융시장 불안 요소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도 동결한 만큼 당분간 여전채 채권 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