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열 “송영길 정계은퇴…연루 의원 탈당해라” [쿡 인터뷰]

유행열 “송영길 정계은퇴…연루 의원 탈당해라” [쿡 인터뷰]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민주당 자체 진상기구 꾸려서 검찰보다 선제조치 해야”
“돈봉투 의혹, 기획수사 비판은 위험한 발상”

기사승인 2023-04-20 06:00:29
유행열 전 청와대 정무수석 선임행정관이 19일 국회 인근 카페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상호 기자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여러 의원들이 연루됐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논란이다.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야권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국회 인근 카페에서 쿠키뉴스가 만난 유행열 전 청와대 정무수석 선임행정관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정계은퇴와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의 탈당이 필요하다고 소리 높였다. 유 선임행정관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에서 ‘2060’ 조직 총괄 본부장을 맡은 후 청와대에 입성했다.

다음은 유행열 전 청와대 정무수석 선임행정관과의 일문일답

-민주당의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어떻게 보는지.

▶민주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정당사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이 돈봉투를 돌린 이후 처음 가시화된 의혹이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고 당내 민주주의가 붕괴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민주당에 큰 위기가 닥쳤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에 있는 송 전 대표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송 전 대표가 이번 의혹을 너무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거 같다. 빨리 한국에 와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정계 은퇴선언을 해야 한다. 정계 은퇴선언 이후 국민들 앞에서 진상을 밝히려고 앞장서야 한다. 송 전 대표 자신이 연루되지 않았다고 억울해할 수 있으나 국민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렇게 첫 조치를 하면 국민들이 진정성을 믿을 것이다. 수습하고 수사가 끝났을 때 송 전 대표가 깨끗했다면 국민들은 다시 (정치권으로) 부른다.
또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내부에서 부동산 의혹이 터졌을 때 명단에 올라온 사람들을 다 탈당하라고 권유했다. 당시 송 전 대표가 내놓은 해법이 지금 돼야 한다. 이번 돈봉투 의혹이 더 큰 사안이다. 송 전 대표가 이를 인지한다면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민주당 의원들은 어떻게 성찰해야 하는가.

▶연루된 의원들은 자신들이 알 거다. 받은 분들은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맞다. 당내에서 연루됐다고 의심되는 의원들이 있다면 당에서 탈당을 권하고 만약에 안 된다면 출당까지도 감행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민심을 수습하기 쉬워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내부에서 자체 진상기구를 꾸리려는 움직임이 없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이 검찰에 수사 하지 말라고 해도 검찰은 한다. 이런 의혹이 터졌는데 수사 안할 리가 없고 거긴 프로그램대로 한다. 민주당은 외부 인사 중심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이에 대한 선제조치를 해야 한다. 현재는 선제조치를 포기한 상태로 지금이라도 당 외 인사들을 불러서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당 수습을 선제적으로 하지 않으면 검찰에 끌려간다.
검찰에 민주당 운명을 내맡긴 꼴이 됐다. 지금이라도 빨리 당내 진상기구를 꾸려서 선제 조치를 해야 한다. 검찰의 불순한 의도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돈봉투 의혹을 사과하고 적극 대처하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도 기획 수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이번 의혹은 민주당 내부에서 터졌다.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왜 검찰 기획수사가 들어가고 검찰 의도를 왜 살피는지 모르겠다. 절대 해선 안 되는 이야기인데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하면서 민주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앞으로 정치권은 재발방지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 제도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정치제도를 바꿔야 한다. 이기기만 하면 되는 정치구도를 바꿔서 협력하고 서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연대와 상생의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려면 국회에서 논의되는 정치개혁을 해나가야 한다. 비례대표제나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가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
또 자질이 되는 의원들을 잘 선발해서 당에서 거를 사람을 거르고 깨끗한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 당선만 되면 최고라고 생각해서 (도덕성 등에) 흠집 있는 사람들도 다 덮고 넘어가는데 이런 것들이 정치권 뿌리를 썩게 하는 요인이다. 민주당은 다음 총선에서 과감한 혁신을 위해 돈봉투 의혹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좋은 정치인을 발굴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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