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충돌이 발생한 수단 내 재외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우리 군이 수송기와 병력을 급파했다.
21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조종사, 정비사, 경호요원, 의무요원 등 50여명 규모의 병력을 태운 군 수송기(C-130J) 1대가 이날 오후 4시 53분쯤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이륙했다. 도착은 24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도 이날 위기경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수송기에 몸을 실은 병력은 현재 수단 내 교전이 지속되고 있고 우리 국민들이 거주하는 수도 카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이라 인근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하며 현지 상황들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수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수단의 무력충돌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정부군과 반군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 수가 330명에 달했고, 부상자는 3200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수단 내 체류 국민은 25명이며 모두 안전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실로부터 수단 수도 카르툼에서 일어난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간 교전 상황을 보고받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재외국민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교전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안보실의 보고에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부처는 군 수송기 급파를 포함한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안보실은 관련 부처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안보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범정부차원의 대응체계를 가동,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관련 대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수단 군벌 간의 무력 충돌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 첫날까지 이어지면서 사실상 72시간 휴전이 무산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하르툼 중심가와 북쪽, 서쪽 지역에서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 간의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졌다.
양측의 교전은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첫날 아침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어졌다. 국제사회가 제안한 72시간의 '이드 휴전'에는 RSF 측은 합의 의사를 밝혔지만, 정부군 측은 이드 휴전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