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벌간 무력충돌이 발생한 수단에서 위험에 처했던 현지 교민 28명이 무사히 탈출했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24일 밤(한국시간)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국민 28명은 사우디아라비아 젯다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는 대형 수송기 KC-330에 탑승해 서울 공항으로 직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8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잔류를 희망한 1명을 제외한 수단 체류 국민 전원이다.
정부는 수단에서 체류하던 우리 교민을 구출하기 위해 군이 펼친 이번 철수 작전을 ‘프라미스(약속)’라고 명명했다.
정부는 전날(현지시간) 하르툼 주재 한국 대사관에 피신한 교민 28명을 버스로 약 841km 떨어진 포트수단으로 대피시키는 작전에 돌입했다. 교민을 태운 버스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9시40분쯤 한국 군용기가 기다리는 북부 항구도시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진입히는데 성공했다.
교민들은 공군 C-130J 수송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 위치한 킹압둘아지즈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어 당장 귀국을 원하지 않는 2명을 제외한 26명은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대형 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타고 서울공항으로 25일 오후 4시경 귀환한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 정부는 이번 교민 철수 과정에서 수단 체류 일본인 수 명도 함께 철수시켰다.
작전 과정 동안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방국도 협력했다. 특히 수단 정부군과 반군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UAE 정부의 역할이 컸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이 UAE를 국빈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수단에서 철수한 우리 국민들이 한국으로 안전하게 귀환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수단 내 군벌 충돌은 지난 15일부터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수단 정부군의 1인가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준 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을 이끄는 2인자 모하메드 함달 다갈로 사령관의 갈등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하르툼 시내와 하르툼 국제공항 인근 등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최소 427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단에서는 프랑스, 중국, 독일 등 각국의 자국민 대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군과 RSF는 현지시간으로 24일 자정부터 72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로이터·CNN·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휴전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양측에 휴전을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앞서 여러 차례 휴전에 합의했지만 매번 지켜지지 않았다. RSF 측도 SNS를 통해 민간인들의 안전한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CNN은 “이전 합의된 휴전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만약 3일간의 휴전이 유지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 및 의약품 등 필수 자원을 제공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수단을 떠나고 싶은 미국인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